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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장 촌뜨기의 신고식

김선월이 살아있는 한, 김혜주가 바라는 대로 될 가능성이 높았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 같아.’ 하지만 김혜주는 진희원의 진짜 신분을 모르고 있었다. 김혜주는 경주에서 인맥을 넓혔다고 자부했지만 여씨 가문과 이씨 가문은 김혜주를 ‘병을 볼 줄 아는 어린 의사’라고만 여겼다. 경주 재벌가 아가씨들은 김혜주를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윤씨 가문과 진씨 가문의 혼약에 관해서 알려주지도 않았다. 남씨 가문의 배신으로 이씨 가문은 혼란에 빠졌고 날마다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지팡이를 짚고 있는 이성주는 손을 덜덜 떨었다. “윤성훈이 왜 갑자기 남씨 가문에 손을 썼는지 조사하지 않은 거냐?” “아버지, 지금 조사하면 남씨 가문에서 벌인 일이 이씨 가문과 연관되어 있다고 자백하는 거와 다름없어요! 지금으로서는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걸요.” 이성주가 가장 믿었던 큰아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서울에 다녀와서 한다는 말이 겨우 그거냐? 이대로라면 넌 육재일의 발꿈치도 따라가지 못할 거다.” 큰아들이 뭐라고 말하려는데 이성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남상진은 아는 게 너무 많아. 네가 알아서 처리해. 제일 중요한 건 어르신이 요구한 만큼 아이들을 데려가야 한다는 거야.” “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남씨 가문이 아니더라도 병원에 배정해 놓은 사람이 있으니까요.” “가봐.” 이성주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진씨 가문에서 잃어버린 딸을 되찾았어. 넌 어르신 말대로 기회를 엿보다가 손을 써.” 진씨 가문에서 잃어버린 딸을 되찾은 것이 재벌가 사이에서 소문이 났다. 시골에서 온 촌뜨기가 연회에서 어떻게 비웃음당할지 기대하는 눈치였다. 여진아는 진희원을 놀려줄 생각에 신이 났다. 여진아는 도시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촌뜨기가 얼굴을 내비치기 전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또한 진상철이 촌뜨기 따위를 위해 경주에서 제일 큰 호텔을 대관했다는 소식에 어이가 없었다. ‘디자이너를 여러 명 붙여서 진희원한테 가장 예쁜 옷을 만들어주라고 했다지?’ “진씨 가문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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