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너무 가까운 거리
이호철은 더 이상 계속 고민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이호철이 데리고 온 것이고, 게다가 진씨 가문의 생명의 은인이었기에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아마 진 선생님께서 국어를 열심히 배우지 않아서 어휘 선택이 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하… 하하…”
이호철은 고개를 들어 윤성훈을 바라보았다.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윤성훈은 평소 말수가 적은 편이었기에 그저 짧게 대답했다.
진희원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왜 그렇게 긴장하는 거죠? 제 말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전혀요.”
윤성훈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미소는 지켜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왠지 모르게 안절부절하게 만들었다.
“선생님 말이 맞습니다.”
“역시 잘생긴 사람은 말도 잘하네요.”
진희원의 두 눈이 반짝였다.
말을 마치고, 그녀는 다시 돌아온 의사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조금전 그들은 전부 공책이랑 휴대폰을 가지러 가는 바람에, 여기가 어떤 곳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모두 다 온 건가요?”
진희원이 물었다.
“네, 다 왔습니다.”
의사들은 일제히 소리쳤다. 그 모습은 마치 그들이 인턴 시기로 다시 돌아간 듯했다.
진희원은 오른손을 쭉 뻗어 윤성훈이 입고 있는 셔츠의 단추를 풀었다.
윤성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도 그럴 것이 진희원이 사전에 그에게 옷을 벗어야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진희원은 살며시 웃으며 오른손으로 윤성훈의 셔츠를 잡아당겼다. 그 바람에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점점 더 가까워져 상대방의 숨소리마저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은 겸사겸사 기침을 멎게 하는 혈자리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진희원은 손끝을 윤성훈의 목덜미에 떨어뜨렸다. 그녀의 눈빛은 한껏 진지했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윤성훈에 대해 별다른 마음을 품지 않았다.
“침을 사용할 때 손가락 한 마디 정도 깊이만 넣으면 됩니다.”
진희원은 말을 하면서 손가락의 위치를 여기저기 바꿨다.
“자, 하나씩 천천히. 침술의 효능은 침을 어떻게 놓느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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