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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장 이호철이 진희원을 알아본 걸까?

입 밖으로 내뱉고 싶었지만 참았다. 최지윤은 영리한 사람이라 자기 가문이 곧 무너질 거란 것을 본인 입으로 말할 사람이 아니다. 지금 그녀가 해야 할 일은 바로 눈앞에 보이는 이 가문들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자네 말이 다 맞아. 우리 최 씨 가문이 의학계에서 세운 공이 얼만데,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분들도 다 지켜봤었죠? 오늘같이 좋은 날, 이런 재수 없는 일은 꺼내지 맙시다.” 하지만 사업을 하는 김성한은 이 일이 괴이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윤아는 그저 자기 딸한테 쏠린 이목이 이대로 가라앉을까 봐 서둘러 최지윤에게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럼요! 선생님이 해외에서도 많은 상을 받았다고 했죠? 다행히도 지금은 국내에 있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겠네요!” 해외에서 연구한 약물 분석은 천의각이 제공해 줬다는 사실을 숨긴 채 최지윤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윤아야, 사람은 겸손해야 해. 우리 최 씨 가문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이번 윤 씨 가문 도련님 치료해 줄 때 천심초라는 약재만 없었거든. 그것 때문에 다른 가문한테 도움도 청했어.” “천심초요?” 김혜주가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고는 무심히 김성한에게 말했다. “아빠, 저 할머니한테 희귀한 약재가 많은 거로 기억하고 있는데, 거기에 책도 있었어요.” 김혜주의 말을 들은 최지윤이 놀란 표정으로 물어봤다. “성한아, 너희 김 씨 가문에 그런 것도 있었어?” 김성한이 난처해했다. “그건 다 노인네가 심심풀이로 모은 물건이에요. 좋은 것도 아닌데요 뭐.” “좋은 물건이 아니었으면 그렇게 애지중지하셨을까요?” 이윤아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김성한이 그녀를 끌어당기며 입조심하라고 눈치 줬다. 최지윤이 눈을 돌리며 말했다. “됐어, 우리 가문이 남의 물건 뺏는 거 봤어? 그나저나 윤 씨 가문한테서 받은 초대장이 있는데, 다 나눠주기엔 아마 부족할걸…” 윤 씨 가문의 초대장이라는 말을 들은 이윤아가 냉큼 대답했다. “오늘부터 우리 혜주 스승님이시니 이젠 한 가족과 다름없잖아요. 천심초랑 책 모두 드릴게요. 여보, 안 그래요?” 이때 김성한도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네, 맞아요. 내일 바로 사람 시켜서 보내드릴게요.” “그럼 나야 좋지.” 최지윤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일주일 후, 또다시 김 씨 가문에 가야 하거든. 혜주야, 나랑 같이 가자. 이렇게도 예쁜 애를 만약 도련님이 마음에 들기라도 하면…” ‘도련님이 마음에 들어 한다고?’ 그 말에 김성한은 결국 이성을 잃었다. 친어머니한테 있든 말든 어떻게 해서든지 천심초를 손에 넣고 싶었다. 이윤아는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김혜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정말 선생님 말씀대로 그렇게 되면 우리 혜주 앞으로 꽃길만 걷겠네. 무려 윤 씨 가문 도련님이야!” “엄마…” 김혜주가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선생님이랑 같이 갈 때 신경 써서 잘해볼게요.” 윤 씨 가문 도련님, 국내에서 알아봐 주는 재벌 집 가문인데 누가 시집가고 싶어 하지 않겠는가! 김 씨 가문이 벌써부터 김칫국을 마시고 있었다. 이익에 눈이 먼 최지윤은 당연히 그들이 듣기 좋게 꿀 발린 말만 했을 뿐 진짜 목적은 천심초를 손에 넣는 것이었다. 아부로 똘똘 뭉친 김 씨 가문 사람들은 사람을 보는 안목이 전혀 없는 것 같다. …… 한편 아파트 단지 내에서 진희원은 누군가 할머니의 한의원을 노리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한창 진찰을 해주고 있었다. 어르신한테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식사하실 때 싱겁게 드셔야 해요. 과일이랑 채소 많이 드시고 만약 누가 수술해야 한다고 하면 믿지 마세요.” “나 그냥 이대로 집 가면 되는 거야?” 어르신이 의아해했다. “나 약 안 먹어도 돼?” 진희원이 단호하게 말했다. “네, 안 드셔도 돼요. 시골은 워낙 공기가 좋아서 자연 치료가 딱이거든요.” 여기저기 끝없이 수소문하고 다니던 어르신은 그제야 시름이 놓이는지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진희원은 마지막 사람까지 다 진료해 주고 나서야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만 보고 있던 이호철이 다급하게 그녀를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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