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6장 싸움 시작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재벌들은 평소 아주 거만했지만 정작 이런 돌발적인 상황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시선을 들었을 때 그들의 눈동자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들은 곧바로 직원들을 찾았다.
“전압이 불안정해서 그런가 봐요.”
의사는 마이크를 들면서 질서를 유지하려고 했다.
“다들 당황하지 마세요. 마을에서 지금 회로를 점검하는 중이라 전압이 불안정해서 그래요. 별일 없을 거예요.”
의사는 확실히 그렇게 생각했다. 보고가 그렇게 올라왔기 때문이다.
오직 진희원만이 전압이 불안정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것은 서지석인 보낸 신호였다.
상황을 보아하니 스크린 너머에 있는 사람의 위치를 파악한 듯했다.
아무도 이곳에서 나가지 못하게 되었으니 잘된 일이었다.
진희원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더는 망설이지 않고 윤성훈을 잡아당겼다. 그러고는 윤성훈을 잡아끌고 옆에 있는 여우 가면을 쓴 여자의 곁으로 다가갔다.
진희원은 아주 빠르게 움직였고 주변 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은침을 뿌려서 근처에 있는 몇몇 재벌들이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들이 움직일 수 없다고 자각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진희원은 그들의 가면을 벗겼다.
재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정체가 까발려지는 것이었다.
그들은 가면을 쓰고 있을 때면 거리낄 것 없이 제멋대로 굴었고, 자신들의 눈에 든 가난한 자들은 운이 좋은 거라고 여겼다.
그러나 가면이 벗겨지는 순간, 그들은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그들은 본인들이 한 일이 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알았다.
정체를 들킬까 봐 두려웠던 그들은 두려운 마음에 소리를 꽥 질렀다.
얼굴을 가리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의사는 그 점을 인지하고는 시선을 들어 남다른 움직임을 선보인 진희원을 바라보았다. 그는 옆에서 바보처럼 멍하니 넋을 놓고 있던 경호원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뭘 넋 놓고 있는 거야? 얼른 잡아!”
“네, 네.”
경호원들도 매우 황당했다. 그들은 경매에 부쳐졌던 소녀에게 문제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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