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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0장 김혜주가 미쳤다

“네가 죽든 말든 나랑 상관없어.” 진희원은 앞으로 한걸음 나서며 말했다. “예전에는 네가 무슨 짓을 하든 그냥 못 본 척하고 넘어갔어. 난 네가 할머니에게 꽤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했거든.” “18년 전, 난 할머니 손녀 대신 사랑을 받고 자랐어. 김씨 일가로 간 뒤에는 비록 부모님들이 잘해주지는 않았지만 할머니가 날 아껴주셨으니까. 덕분에 난 그 마을에서 자라지 않아도 됐지.” “나는 줄곧 내가 다른 사람의 사랑을 차지하고 자랐다고 생각해서 항상 미안함을 안고 있었고 그 사랑을 갚으려고 했어.” “그래서 지금까지 네가 한 짓들을 용인해 준 거야.” 김혜주를 바라보는 진희원의 눈빛에는 아무런 파문도 일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네 반응은 내 추측을 검증해 줬어. 넌 할머니 손녀가 아니었어. 그 부부의 딸이었지.” 김혜주는 그 말을 듣고 주먹을 쥐었다. 더는 가련한 척하지 않고 평소와 다르게 악독한 표정을 지으며 진희원에게 말했다. “그래서 내가 극악무도하다는 거야? 누군 인신매매범의 딸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줄 알아?”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진희원은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 김혜주는 순수한 악이었다. “당연하지! 다른 사람들은 편하게, 행복하게 지내는데 나는 왜 시골에서 자라야 해?” “그래서 넌 어린 시절부터 아빠, 엄마를 도와 사람을 속이며 아이들을 더욱 쉽게 유괴할 수 있도록 도와줬지.” 진희원은 김혜주를 바라보았다. “넌 그들이 미워서 그들도 너처럼 변하기를 바랐어. 심지어 너보다 괴롭게 살기를 바랐지. 그래야 네 마음이 편하니까.” 김혜주는 진희원이 그러한 사실까지 알 줄은 몰랐다. 그녀는 동공이 떨리면서 이를 악물었다. 예전 일을 떠올린 김혜주는 과거가 드러나는 게 두렵기도 했지만 그때 느꼈던 그 흥분을 감추기도 힘들었다. “사람은 자기 출생을 선택할 수 없어. 하지만 사람을 해치지 않기를 선택할 수는 있지.” 진희원의 눈빛은 아주 덤덤했다. “그 부부는 인신매매범들 중에서 아이들을 가장 많이 유괴했어. 딸인 네가 그들을 도운 덕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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