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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장 자기도 모르게 남자 친구가 생기다

류정환의 표정은 아주 안 좋았다. 기자들은 멍한 표정이었고 다른 사람들도 난감함을 느꼈다. 특히, 함께 온 남씨 가문의 사람들은 더 그랬다. 그들은 지금까지 줄곧 서울의 얼굴이었고 남지호는 공식적인 장소에서 항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었다. 하지만 경주에서 온 이 류 대표는 그들의 체면을 전혀 봐 주지 않았다. 게다가 하필이면 그는 화영 그룹의 차상위자였으니, 시에서도 눈치를 봐야 하는 투자상이었다. 그러니 남씨 가문도 화를 꾹 참는 수밖에 없었다. 장매화도 TV 속의 이 장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또 돈 많은 사람이 왔나 보네? 아니면 남씨 집안의 주인이 저렇게 아양을 떨 리가 없으니까.” 진희원은 통화를 끊고 의외라는 표정으로 물었다. “아주머니, 남씨 가문을 아세요?” “친하지 않아, 난 네 할머니와 친해.” 장매화는 투덜거렸다. “저 집안 사람들은 다들 양심이 없어. 그건 그렇고, 희원아, 너와 남씨 가문의 큰 손자는 약혼한 사이지?” 진희원은 그제야 사람들 앞에서 파혼당한 일이 기억났다. “이제 아니에요.” “아니라고?” 장매화는 펄쩍 뛰며 말했다. “저 집안 인간들은 역시 신용이 없다니까! 네 할머니가 하락세를 보이니까 너희들을 무시하는 거야! 안돼, 내 딸한테 너희들 대신 복수 해주라고 해야겠어!” 진희원은 급히 장매화의 팔을 잡고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나왔다. “아줌마, 전 그 남씨 가문의 못생긴 남자가 정말 별로예요.” 장매화는 의심이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 “별로라고? 너 중학교 다닐 때까지만 해도 그 남자한테 시집가겠다고 그랬잖아? 널 구해줬다며?” “그런 일이 있었어요?” 진희원은 담담한 말투로 대답했다. “그때는 어려서 세상 물정을 몰랐어요. 진작에 잊었어요.” “정말 잊은 거야? 아니면 할머니가 걱정할까 봐 그러는 거야?” 김선월은 금방 환자의 진찰을 마치고 기분이 좋았지만, 손녀가 파혼당했다는 말을 듣고 얼굴에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늙은이 때문에, 그쪽에서 거절한 거야?” 진희원은 다가가 할머니의 팔짱을 끼고 말했다.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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