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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그녀가 울며 그들에게 빌 때가 있을 것이다!

김혜주는 여전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 “저기 언니, 우리 엄마 대신 사과할게. 돈을 원치 않는다면 더 이상 김씨 가문을 따라다니지 마. 손발이 있으니 스스로 살아갈 수 있잖아. 엄마가 횡포를 부려서 언니의 체면을 구길까 봐 그래.” 그녀의 말은 틀에 맞고 예의 발랐기에 듣는 이마다 칭찬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봤다가 다시 진희원을 쳐다봤고 두 사람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혜주는 착하고 너그러운 것이 천사 같았고 후자는 이익을 탐하는 음침한 사람 같았다. 노인 뒤를 따르던 사람도 고개를 흔들었다. 그 모습에 진희원의 얇은 입술이 약간 올라갔고 맑은 두 눈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것만 같았다. 김혜주는 그녀의 눈빛을 피했고 왠지 모르게 평소와는 다르게 행동하는 이 ‘언니’가 무서웠다… 그녀가 김씨 가문에서 쫓겨나서 앙심을 품고 그들에게 복수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3개월 전, 그녀는 고분고분한 모습이었는데 오늘은 미친 사람처럼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김혜주는 그녀의 마음을 종잡을 수 없었지만 김씨 가문에서 이미 그녀를 10여 년 동안 키워줬기 때문에 더 이상 해줄 게 없다고 생각했고 자신의 진짜 아가씨의 자리를 차지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김혜주는 켕기는 게 있었지만 진희원을 업신여겼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마음을 잘 숨긴 데다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기 때문에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혜주 말이 맞아.” 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의학과 심리학 수업에서도 청소년의 심리적 격차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지. 특히 시골에서 온 사람일수록 주변의 시선을 더 의식하고 오히려 선의를 잘 구별하지 못해.” 노인은 진희원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가씨, 큰 도시에 왔으니 이제 마음속의 응어리는 내려놓고 주변을 잘 둘러봐.” 진희원은 노인의 말이 재밌는 듯 듣고 있다가 갑자기 엉뚱한 질문을 했다. “어르신이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최지윤 선생님인가요?” 그녀의 태도에 노인은 약간 불쾌한 듯 말했다. “그래. 그게 어떻다는 거지?” “충고하는데 진짜와 가짜가 섞여 어느 것이 진짜인지 알아보지 못하는 건 작은 일이지만 자기 학생을 제대로 못 가르쳐서 밖에서 의사인 척 행패를 부리는 건 큰일이에요.” 진희원은 담담한 목소리로 길을 가리켰다. “신호등 쪽에 어르신 제자가 아직도 무릎을 꿇고 있는데 가보시겠어요?” 그러나 노인은 믿지 않는다는 듯한 얼굴로 비웃으며 말했다. “내 학생이 그럴…”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의대생처럼 보이는 사람이 달려왔다. “스승님, 큰일났습니다! 선배님이 어떻게 된 일인지 거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습니다. 아무리 잡아당겨도 일어나지 못합니다!” 순간 노인의 표정이 굳었고 방금 전의 우아함과 단아함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현장 분위기는 당혹스러움 그 자체였고 수치심이란 게 무엇인지 지금의 노인 상태로 완벽하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낯빛이 완전히 변한 노인은 성큼성큼 신호등 쪽으로 걸어갔다. 노인은 떠나기 전에 진희원을 힐끗 쳐다봤는데 그 눈빛은 원수를 쳐다보듯 어둡고 차가웠다. 그러나 진희원은 신경 쓰지 않았다. 최씨 가문이라도 심술궂고 시야가 좁은 사람은 의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만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곳곳에서 제자를 받더니 사람을 구하는 것으로 명예와 이익을 추구하고 쓸모없는 사람들을 한 무더기 가르쳤다. 하… 그녀가 나서지 않으니 최씨 가문은 이렇게 그녀의 성과를 갖다 썼다. 보아하니 그녀의 동생들을 좀 갈아치울 때가 된 것 같다. 이 연극은 김씨 가문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노인을 쫓아가던 이윤아는 진희원이 노인의 미움을 사는 것을 보고 속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이 계집애는 시골에 가본 적도 없고 김씨 가문을 떠나면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이제 서울의 권력자를 건드렸으니 앞으로 울면서 그들에게 빌 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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