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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8장 경이란의 옛 친구

연예계는 사람을 가장 빨리 성장하게 하는 곳이었다. 연예계에서 활동하려면 임기응변 능력이 뛰어나야 했다. 인기가 많은 사람과 어울리는 동시에 경쟁자를 방어해야 했다. 겉으로는 화기애애 보여도 사실 은근히 사람을 무시하거나 깎아내리는 경우도 많았다. 예전의 경이란은 그런 것들에 민감하지 않았다. 여자들 사이의 다툼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학교에 다닐 때도 그랬다. 그녀는 여자들의 경쟁에 관심이 없었다. 경이란은 누가 주목을 받든 신경 쓰지 않았기에 그쪽으로는 조금 무뎠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그녀는 너무 많은 연기를 보아왔다. 조금 전 권예주가 그녀의 앞에서 한 모든 말에는 어떠한 의도가 담겨 있었다. 경이란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많은 사람이 그녀의 기억 속 모습과 달라졌다는 걸 말이다. 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항상 조용히 그녀의 뒤를 따르던 권예주가, 목청을 조금만 높여도 깜짝 놀라며 무서워하던 권예주가 이렇게 변하리라고는 절대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경이란은 권예주가 왜 달라졌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만 머리를 굴려보면 알 수 있었다. 권예주는 많은 말을 했고 그중 하나는 맞는 말이었다. 그때 진택현을 선택한 건 경이란이었고, 진택현도 결국엔 변했다. 경이란은 고개를 돌려 카페를 바라봤다. 그들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듯했다. 포항에 있는 다른 친구들도 최대한 피하는 게 좋을 듯했다. 경이란이 이런 상황에 대처를 잘 못해서가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이 딸의 약점이 될까 봐 걱정되는 것뿐이었다. 진희원은 이제 곧 포항에 도착할 것이고 이곳 사람들은 전부 진씨 일가를 호시탐탐 노리는 것 같았다. 경이란은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부잣집 아가씨가 아니었다. 권예주와 변희서의 엄마는 그 점을 간과했다. 경이란이 결혼하기 전, 경씨 일가 어르신은 손녀에게 회사를 물려줄 생각이었다. 포항 사업계는 흐름이 빠르게 바뀌었는데 경이란 만큼 그 흐름을 잘 파악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빠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 워낙 강해서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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