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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장

진희원의 목소리는 아주 덤덤했다. “친구는 아니에요. 예전에 김씨 일가 집에서 자랐는데 절 몇 번 해쳤었거든요. 따져 보면 친하다고 할 수는 있겠네요.” 배민후는 미소가 굳어버렸다. 그는 하려던 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긴장하지 마세요.” 진희원은 웃었다. 그녀는 아주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냥 궁금해서 그래요. 의술이 평범하던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명의가 됐는지 말이에요.” 배민후는 그녀의 뜻을 이해했다. “의술은 확실히 뛰어났어요. 제 아내의 병도 그 사람이 치료해 준 거예요.” “그래요?” 진희원은 생각에 잠겼다가 그 화제에 관해 하나 더 질문했다. 배민후의 말을 통해 상황 파악이 조금 파악되었다. 김혜주는 확실히 침을 놓을 줄 알았다. 다만 잘 들 때가 있고 잘 안 들 때가 있을 뿐이었다. 진희원은 그동안 한옥에 가지 않았다. 그렇지만 진희원은 김혜주가 할머니에게서 침법을 배운 건 아닐 거로 생각했다. 게다가 배민후의 묘사에 따르면 김혜주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여씨 일가와 배씨 일가는 앞으로 승승장구할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어르신께서는 분명 괜찮으실 거예요.” 그 말에는 두 가지 정보가 들어 있었다. 배씨 일가만 언급했으면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여씨 일가 얘기를 꺼낸 걸까? 저번부터 진희원은 김혜주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느낌이 더욱 강해졌다. 상황을 보니 포항에 가기 전 한옥에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았다. ‘아니다.’ “아저씨, 조금 전에 김혜주도 포항에 갔다고 하셨어요?” 진희원은 핵심을 단번에 파악했다. 배민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요 이틀 아버지께서 상태가 아주 이상해서 우리 모두 걱정했거든요. 그래서 그분을 한 번 더 모실 생각이었는데... 김혜주 씨가 포항에 환자를 보러 가서 당분간은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했었어요.” “우연이네요...” 진희원은 뭔가 고민하듯 자옥을 만지작거렸다. 그녀는 얻은 정보를 정리하고 있었다. 너무 성급한 생각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진희원은 김혜주가 포항에 간 이유가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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