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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장 효를 강요하다

그는 배승호에게 말하는 것 같기도,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 “난 일찍 떠나야 했어. 그런데 어리석게도 더 조금 더 머물면서 네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어. 결국엔 내 헛된 망상이었구나.” 배승호는 그 말을 듣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진희원을 바라보았다. “희원 누나, 누나는 우리 할아버지 구해줄 수 있죠? 누나는 틀림없이 할아버지를 구해줄 수 있을 거예요!” “못 구해요.” 진희원의 눈빛은 어두웠다. “이미 돌아가셔야 했을 사람이에요. 이곳에 속하지 않는 사람을 여기에 남겨두면 주변 생기까지 전부 빨아들일 거예요. 자손을 해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해치겠죠.” 배승호는 배정운을 끌어안고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우리 할아버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희원 누나, 제발 부탁이에요. 우리 할아버지는 저를 가장 아꼈어요! 이번만 살려주세요!” 배정운은 진희원을 바라보았다. 그는 손 한쪽을 등 뒤에 감추고 있었다. 진희원은 두 사람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어서 일부러 배정운의 속셈을 까발리지 않았다. 그러나 배승호는 손에 묻히지 말아야 할 걸 묻혔고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배승호 씨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것만 보고 싶었던 건가요? 아니면 그 사악한 술법을 통해 불로장생하고 싶었던 건가요? 할아버지, 배승호 씨에게 할아버지가 무슨 약을 먹고 지금까지 살아있었는지 얘기해줘야 하지 않겠어요?” “희원아, 난 네가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난 날 통제할 수 없었어.” 배정운은 아주 가련해 보였다. “선택할 수 있었다면 나도 이렇게 살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김씨 일가의 그 사람이 내 병을 봐준 뒤로 난 이렇게 되어 버렸어. 난 정말 통제할 수가 없었단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의 연기에 속아 넘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진희원은 심리학 전문가였다. 한 사람의 말과 행동이 상반될 때, 그가 하는 모든 말은 결국 그 자신을 위해서였다. 진희원의 눈빛은 아주 어두웠다. “죽게 놔두지도 않았지만 살린 것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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