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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장 혼자가 아님을 알았으면

“이혼 소송이 상대적으로 더 빨라요.” 진희원은 양희연의 휴대전화를 보았다. “저한테 미리보기로 보여줬던 사진들 보니까 오늘 갑자기 이혼할 마음이 생긴 건 아니었던 것 같네요. 아마 일찌감치 찾아봤겠죠. 하지만 이혼 소송으로 딸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까 봐 걱정됐겠죠. 걔가 법정에서 누구와 함께 생활할지를 결정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포기했었던 거겠죠.” “허애리는 몰라도 전 알아요.” 진희원은 입꼬리를 올리면서 진실한 미소를 지었다. “언니는 우리 엄마처럼 위대한 여성이네요.” “자신이 어떤 처지든 포기하지 않고, 절대 아이에게 나쁜 가치관을 심어주려고 하지 않았죠.”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으면 더 노력하려고 했고요.” 진희원은 보내려는 내용을 준비해 놓은 뒤 다시 한번 양희연에게 노트북 화면을 보여줬다. “보낼지 말지는 언니가 결정하세요. 이걸 남겨둬서 위협할 수도 있어요. 허씨 일가에 언니가 당했던 걸 그대로 돌려주는 방법도 있죠. 언니가 결정하면 돼요.” 양희연은 진희원이 다시 그녀에게 선택권을 줄지는 몰랐다. 그녀는 진희원이 다른 사람들처럼 이혼하지 않는 건 나약해서라고, 그러니 당해도 싸다고 생각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진희원은 그러지 않았다. 그녀는 양희연의 선택을 존중했다. 양희연은 웃었고 딸깍 소리와 함께 스페이스바를 눌러 인터넷에 올렸다. “전 제가 당한 걸 똑같이 돌려줄 생각은 없어요. 전 그냥 잘못되었던 걸 바로잡고 싶은 것뿐이에요.” “남편이 바람을 피운 건 내 잘못이 아니에요. 가정을 배신하고 남의 가정을 파탄 내려고 한 사람들이야말로 죗값을 치러야죠.” “가정주부, 전업주부들은 진취적이지 않은 게 아니에요. 그들은 바깥에서 일하는 사람들 못지않게 많은 일을 해요. 분윳값도 계산해야 하고, 학비도 계산해야 하고. 이곳저곳 돈 쓸데가 많아서 본인한테는 돈 한 푼 쓰지 않아요. 그런데도 남자들은 자기 아내가 관리를 안 한다고, 재미가 없다고 나무라면서 다른 사람에게 큰돈을 쓰죠.” “심지어 아이들도 우리를 업신여겨요.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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