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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어둠 속에서 지켜보던 남두식과 다른 사람들은 눈을 휘둥그레졌다. ‘와... 아니... 설마 진짜 박으려고? 진짜로?’ 강서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녀는 섬세하고 매혹적인 손으로 핸들을 틀어 오토바이의 엑셀을 당겼고 그 순간 오토바이는 빠른 속도로 튀어 나갔다. 정시후는 오토바이 앞 50센티 거리쯤에 서 있었고 오토바이가 돌진하는 걸 보자 본능적으로 옆으로 몸을 피했다. 하지만 속도가 너무 빨랐고 피하긴 했어도 소매 끝이 차에 스쳤고 그대로 몇 발짝 비틀거리며 휘청거렸다. 강서윤은 차가운 눈길로 그를 한 번 훑고는 입꼬리를 비웃듯 올렸다. 그리고 거침없이 중지를 올려 보였다. 오토바이는 폭풍처럼 달려 나갔고 밤하늘 아래 그녀의 긴 머리칼이 거세게 휘날렸다. 도도하고, 오만하고, 사납게 말이다. 정시후는 얼굴이 시퍼렇게 굳어졌고 이마에 핏줄이 불끈 솟았다. ‘한때는 내 뒤만 졸졸 따라다니던 서윤이가... 지금은 날 쳐 죽일 기세로 달려들고 거기다 욕까지? 그럴 리 없어. 강서윤이 나를... 안 좋아할 리가 없어.’ ‘분명히 날 떠보려는 거야. 그냥 유치한 연기일 뿐이야.’ 정시후는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어둠처럼 깊은 눈빛을 드리웠다. “강서윤... 일부러 내 관심을 끌려는 행동이라면... 넌 이미 성공했어.” 그는 옆에 있는 비서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명령했다. “장미꽃 한 다발 준비해. 내일 광고 촬영장으로 보내.” 그는 강서윤이 가장 좋아하는 꽃이 뭔지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무려 18년 동안 그녀는 그 장미 한 송이를 바라며 자신에게 힌트를 수없이 흘렸고 이제 그걸 보내주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리 없다고 그는 확신했다. ‘여자는 원래... 관심과 위로만 주면 풀리게 돼 있지.’ 한편, 집에 돌아온 강서윤은 문 열자마자 바로 욕실로 향했다. 정시후라는 쓰레기와 3분이나 함께 있었단 사실만으로 토가 나올 정도로 역겨웠다. 샤워를 마치고 나왔더니 거실에 아직 배진우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머리를 수건으로 닦으며 물었다. “아직도 안 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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