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힐러리 카슨에 대한 일이라면 난 너를 믿어. 네가 말만 하면 난 언제든 너랑 결혼할 수 있어.”
굵고 낮은 목소리는 망설임 하나 없이 단단하게 울렸다.
강서윤의 가슴이 순간 쿵 하고 내려앉았고 왠지 모르게 뜨끈한 기운이 번졌다.
‘날 믿는다고? 지금 이 시점에 세상 모두가 나를 죽일 듯 미워하고 있는 바로 이때에... 전도현이... 날 믿는다고?’
그녀의 머릿속엔 자꾸만 아침의 그 입맞춤 장면이 떠올랐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젠장... 왜 뛰냐고, 이 멍청한 심장아. 저 인간은 그냥 네 얼굴에 정신 팔린 거야. 딱 그거 하나라고! 눈 좀 떠, 강서윤, 가정 폭력에 무책임한 쓰레기 남자 좋아하지 마.’
자신을 달래듯 그녀는 가슴팍을 퍽퍽 두드렸고 그제야 겨우 감정이 좀 가라앉았다.
“따르릉.”
그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강서윤이 전화를 받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배진우였다.
“강소미가 실질적인 증거가 있다고 주장해서 샹네르 측은 광고 촬영을 잠정 연기했고 오늘 오후 상황에 따라 계약 해지를 검토하겠대요. 그리고 올리 다이아몬드 쪽에 새 다이아몬드가 들어왔습니다. 전부 한정판이라 직접 확인하셔야 해요.”
“지금 당장? 확실해?”
샹네르처럼 대형 브랜드도 강소미의 소문 하나에 반응하고 전략을 바꾸는데 하물며 세상에 널린 악플러들은 어떻겠는가.
지금 밖에 나갔다간 살아서 나갈지 장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배진우는 단호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전일 그룹에서 모든 언론사에 지시했어요. 대표님의 사생활을 촬영하거나 방해하면 그 즉시 퇴출 조치 들어갑니다. 그러니 대표님은 변장하고 나가시면 문제없어요. 이번 제품은 중요하니 중간에 누가 손대지 않았는지도 꼭 확인해 주세요.”
전부 리미티드 다이아몬드 제품이라 단 한 개라도 바뀌면 손실은 수억 단위였다.
강서윤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오케이. 지금 갈게.”
이럴 땐 정말 사업이 크다는 게 번거롭기도 할 때도 있었다.
“안전 조심하세요.”
전화기 너머의 배진우가 드물게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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