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장
진태현은 부드럽게 이설아의 고운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충분히 잘했어요. 야만인 하나 놓쳤다고 세상이 끝장나는 것도 아니잖아요.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을 거예요.”
이설아는 다급히 물었다.
“그럼 우리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아직도 충격에 휩싸여 있는 이설아를 본 진태현은 무슨 말을 하려다 말고 갑자기 뒤돌았다.
“먼저 저기 화살을 맞은 야만인이 무슨 상태인지 봐야겠어요.”
야만인은 얼굴을 든 채 바닥에 누워서 눈을 반쯤 감고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
화살은 그의 목에 꽂혀 있었고 피는 줄줄 흐르고 있었다. 야만인은 화살을 뽑으려고 애를 썼지만 힘이 없는지 아니면 너무 아파서인지 그대로 다시 손을 내렸다.
야만인들 입장에서는 진태현과 이설아는 외계인이다. 진태현이 다가오는 것을 보자 그는 하얀 눈동자를 굴리며 누워서 발버둥을 쳤지만 심한 부상을 입은 터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진태현은 쪼그리고 앉아 친근한 어조로 말했다.
“우린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그저 뜻밖에 사고로 당신들의 섬에 오게 된 것뿐이에요.”
“우린 당신, 그리고 당신 부족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어요. 당신을 다치게 한 것도 의도한 게 아니었어요.”
진태현이 말을 하면 할수록 야만인은 더욱 긴장해 했고 호흡도 더욱 가빠졌다.
이설아는 야만인이 죽으면 인질이 없어질까 봐 두려웠다.
“태현 씨, 이 사람은 말을 하나도 이해 못 했어요. 우리 그냥 캠프로 데려가서 목숨이라도 살려봐요.”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이것뿐이었다.
진태현은 활과 칼, 그리고 다른 도구들을 이설아에게 넘기고 야만인의 두 다리를 끌고 캠프로 향했다.
반나절 동안 그저 풀뿌리 밖에 먹은 것이 없는 진태현은 가쁜 숨을 내쉬며 그대로 모래바닥에 주저앉았다.
진태현을 가장 먼저 발견한 백지은은 아주 기뻐했다.
“태현 씨 돌아왔어요!”
백지은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밖으로 달려 나왔다.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목에 활이 꽂혀있는 야만인이 옆에 누워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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