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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장

진태현의 광적인 행동에 고하늬를 비롯한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그가 왜 웅덩이를 파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여자들 중에는 오직 윤소정만이 진태현의 의도를 알아챘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진태현이 웅덩이를 파는 것을 반대했다. 백지은은 비 속에서 진태현이 젖은 채로 칼로 웅덩이를 파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태현 씨! 그러다 감기 걸려요! 빨리 들어와요!” 큰 비가 백지은의 목소리를 덮어버리는 바람에 진태현은 그녀의 말을 듣지 못하고 계속해서 땅을 팠다. 이설아는 도와주고 싶었지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만약 감기라도 걸리면 약도 없이 큰일 날 수 있다는 생각에 그저 몸을 바들바들 떨며 도와주러 가지 못했다. 진태현은 비를 맞으며 칼로 웅덩이를 파다가 갑자기 분노하며 소리쳤다. “이건 안 돼! 안 될 거야!” 여기는 해변과 가까워서 모래와 진흙으로 이루어진 땅이었기에 웅덩이를 판다고 해도 물을 저장할 수 없을 것이다. 진태현은 헛수고를 했다. 그는 낙담한 채로 앉아서 얼굴을 씻고 빗물이 관목의 넓은 잎사귀에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갑자기 그의 눈이 빛나며 칼을 들고 넓은 잎사귀를 여러 개 잘라냈다. 진태현은 이 잎사귀가 무엇인지 몰랐지만 대체로 바나나 잎처럼 생겼다. 이 잎사귀들을 웅덩이 바닥에 깔면 물이 새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진태현은 스스로에게 똑똑하다고 칭찬하며 다시 땅을 파기 시작했다. 하늘도 그의 노력을 도와주는지 진태현이 한 시간을 파는 동안 비도 한 시간 동안 내렸다. “이 정도면 충분할 거야!” 진태현은 웅덩이가 깊이 1미터에 너비 2미터 정도 된다고 추정하며 잎사귀를 바닥에 깔아 네 겹으로 덮었다. 그는 웅덩이 주위에 작은 도랑을 파서 빗물을 웅덩이로 유도했다. 진태현은 힘들게 판 웅덩이에 물이 차오르는 것을 보며 점점 더 환희에 젖었다. 이윽고 비가 멈추고 하늘에 별이 빛났다. 비에 씻긴 하늘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진태현의 웅덩이가 물을 저장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백지은은 다시 옷을 찾아 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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