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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장

“안돼!” 그녀를 향해 소리를 친 것인 줄 알고 고하늬가 멈칫한 순간, 이사라는 돌멩이로 고하늬의 머리를 내리쳤다. “윽!” 고하늬가 신음을 뱉으며 비틀거렸다. 성큼성큼 다가가 이사라의 손에서 돌멩이를 빼앗은 진태현은 돌을 바닥으로 내던지곤 이사라를 뒤로 밀쳤다. “너... 진짜 끝까지 가는구나?” 진태현의 눈동자에는 오직 분만 가득했다. 스르륵 쓰러진 고하늬를 부축한 진태현이 다급하게 물었다. “괜찮아요?” 다행히 이사라가 힘이 별로 세지 않아 큰 혹이 났을 뿐 피는 흐르지 않았다. 하지만 뇌진탕이 온 건 아닌지 이 황량한 섬에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아파요!”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의 고하늬의 눈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 그 모습에 진태현의 가슴이 욱신거렸다. “일단 앉아서 좀 쉬고 있어요.” 때마침 달려온 백지은 역시 진태현을 도와 고하늬를 부축했다. 커다란 눈물방울이 고하늬의 아름다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흉터 남는 건 아니겠죠?” 모델인 그녀는 몸매 관리뿐만 아니라 평소 피부, 외모 관리에도 정성을 쏟는 사람이었다. 행여나 얼굴에 스크래치라도 나면 바로 몸값이 떨어지는 게 바로 잔혹한 패션계였다. 무릎을 꿇은 채 고하늬와 시선을 맞춘 진태현이 고하늬를 꼭 끌어안았다. “흉터 안 생길 거예요. 그냥 살짝 부은 것뿐이에요. 내일이면 괜찮을 거예요.” 말을 마친 진태현이 백지은에게 눈치를 주었다. 하지만 눈치 없는 백지은은 그저 눈을 끔벅버릴 뿐이었다. 진태현이 손가락으로 조심스레 이마를 가리킬 때쯤에야 무슨 말인지 눈치챈 백지은이 맞장구를 쳤다. “태현 씨 말이 맞아. 그냥 살짝 혹만 생긴 것뿐이야. 피도 안 흐르니까 내일이면 괜찮아질 거야.” 한편, 자신은 완전히 무시하고 고하늬만 걱정하는 모습에 이사라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진태현! 감히 날 밀어? 하, 넌 죽었어! 이 나쁜 자식! 이 개자식아!” 그제야 주원영이 조심스레 다가와 이사라를 부축했다. “언니, 일어나세요.” 짝! 하지만 이사라는 거칠게 주원영의 손을 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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