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장
더는 버틸 수 없었던 백지은은 이를 악물고 진태현 곁으로 달려가 그의 품에 안겼다.
시간과 장소만 틀리지 않았다면 두 여자를 품에 안고 있는 진태현의 모습은 모든 남자의 워너비가 아니겠는가?
진태현은 두 여자를 꽉 껴안고 그들에게 외투를 걸쳐주었다.
그러고선 내일 하루에 대한 계획을 읊기 시작했다.
“내일 비가 그치지 않으면 동굴에 남아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비가 조금이라도 그치면 그 틈을 타서 마른 장작을 구해오는거죠. 장작이 없다면 내일 저녁에는 오늘보다 훨씬 더 추울 거예요.”
“식량은... 어쩌면 내일 하루는 아예 굶을 수도 있어요. 비 오는 날에 바닷가를 가는 건 너무 위험하고 숲에는 솔직히 먹을 게 없어요.”
“괜찮아요. 하루 굶는 건 일도 아니죠.”
고하늬는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장 멋쩍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사실 전 비 오는 날에는 밖에 못 나가요. 모델 활동을 하면서 밥을 안 챙겨 먹기 일쑤라서 몸이 많이 허약해요. 특히 비 오는 날은 나가기만 하면 무조건 감기에 걸렸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틈틈이 운동해서 절대 발목 잡는 일 만들지 않을게요.”
“지은 씨는요?”
진태현이 물었다.
“저도 상관없어요. 하루 굶는다고 해서 죽는 것도 아니잖아요. 괜히 나가서 감기 걸릴 바에는 여기에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백지은도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자 진태현은 만족스러워하며 말했다.
“굶지 않을 수도 있어요. 전 단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서 말한 것뿐이에요. 비가 그치면 나가서 식량도 구하고 코코넛도 많이 따오자고요.”
“아참, 얼마 전에 깨끗한 물이 담긴 물웅덩이를 발견했거든요? 우리가 도구만 있다면 당분간 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요.”
그 말을 들은 두 사람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백지은도 흥분하며 입을 열었다.
“코코넛 말고도 바닷가에서 바닷새를 잡아도 되고 버섯을 따먹어도 좋아요. 비가 왔으니 숲에 버섯이 엄청 많이 생길 거예요.”
“버섯이요? 전 버섯에 대해 잘 몰라요. 만에 하나 독버섯이라도 먹으면 우린 끝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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