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장
아예 젓가락을 내려놓은 정지연은 커피 한 잔을 마시더니 평온하게 그를 쳐다봤다.
“놀리는 거예요?”
주민환은 피식 웃을 뿐 아무런 답이 없었다.
“전 그 사람과 아무 사이 아니니까, 모함하지 말아 주세요. 문씨 가문과 서씨 가문의 혼약은 확실히 저로 인해 시작되었지만 그것도 제 의사는 아니었어요. 이유는 명확하게 설명했고요.”
“그렇습니까? 동반자에 대한 조건이 아주 높아서요? 정 교수의 기준이 뭔지 궁금해지는데요.”
“당신을 선택했잖아요? 당신은 제 기준에 아주 부합해요.”
정지연은 평온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담담하게 그를 쳐다봤다.
“잘생겼고 돈 많고, 센스도 좋고 똑똑하고 아주 완벽해요. 적어도 지금의 저는 대부분 여자들이 부러워하는 주씨 가문 사모님이죠, 안 그래요?”
주민환은 정지연의 반박에 할 말이 없어졌다.
이걸,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칭찬인 걸까?
정말로 궤변을 늘어놓는 실력이 뛰어났다.
“또 다른 문제 있나요, 주민환 씨?”
정지연은 섬세하게 물을 한 잔 따라주며 담담하게 물었다.
“해명하지 않는 건 가끔 묵인으로 여겨집니다, 정 교수. 그건 여자의 명성에 좋지 않으니 역시….”
주민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지연은 손을 들어 그의 말을 잘랐다.
“뭐 얼마나 큰 일이라고. 모든 소문에 대해 다 해명하기란 꽤 힘든 일이에요. 똑똑한 사람은 소문을 믿지 않죠. 그동안 저에 관한 소문은 끊이질 않았고 아주 심한 수준도 있었죠. 그런 걸 일일이 해명할 시간이 어딨어요? 무슨 시간이 있어서 증거나 찾고 있고요?”
“공부는 안 해요? 논문은 안 써요? 저 14살에 A 대에 들어갔고 그 뒤에 석박을 연달아 수료하면서 졸업증을 받는 데까지 7년이라는 시간이 들었어요. 그리고 또 해외로 가 몇 년이나 있었고요. 주민환 씨도 석박 학위를 연달아 취득하셨잖아요. 정말로 공부에는 재능만 있고 노력은 없는 것 같아요?”
정지연의 놀랍도록 아름다운 얼굴에 드물게 무력함과 억누른 불쾌함이 드러났다.
“만약 제가 밤낮으로 노력하지 않고 도서관의 수많은 자료들을 죄 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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