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8화

두 시간 반쯤 지나, 강서우는 서경시 공항 밖으로 나와 강씨 가문의 차에 올랐다. 바로 그때 박민재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지금 어디야? 왜 호텔에 없어? 구청 아직 퇴근 전이니까 바로 가 있어. 나도 곧 갈게.] 강서우는 그 문자를 보고 헛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박민재의 모든 연락처를 전부 차단했다. 박민재 쪽은 당연히 아무리 기다려도 강서우에게서 답을 받지 못했다. 늘 메시지에 즉각 대답하던 그녀가 요즘 들어 점점 달라지는 듯 보였다. 전화까지 걸어 봤지만 낯선 기계음만 들려왔다. 박민재는 잠시 멍해졌다. 과거에도 강서우가 그를 차단한 적이 있긴 했다. 그러나 그때는 연애 중이었고, 가벼운 말다툼 끝에 애교 섞인 투정으로 차단한 것이었다. 달래 달라는 의미로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유송아가 의식 없이 누워 있는 상황이다. 그녀를 달래 줄 여유는 애초에 없었다. 박민재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며칠 지나면 알아서 다시 연락하겠지.’ ... 서경시, 강씨 가문 저택. 강준하는 제법 거창한 환영 만찬을 준비해 두었다. 외부 사람은 부르지 않았지만 강씨 가문의 몇몇 어른들은 전부 모였다. 임유연은 친히 대문 앞에서 강서우를 맞이했다. 우아한 태도에 자애로운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녀야말로 강서우 어머니의 장례식이 끝나기 전에 그녀를 수영장에 밀어 넣어 고열에 시달리게 했던 장본인이다. 자칫하면 목숨까지 잃을 뻔했다. “서우야, 드디어 돌아왔구나. 네가 없는 동안 나랑 네 아버지가 얼마나 그리워했는데.” 임유연은 그렇게 말하며 직접 강서우의 짐을 받으려 했다. 그러나 강서우는 살짝 몸을 돌려 거리를 뒀다.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저 아주머니랑 안 친해요.” 그 한마디를 남기고 강서우는 곧장 집 안으로 들어갔다. 임유연의 환한 미소가 어색하게 굳었다. 뒤에 있던 강채원은 노골적으로 경멸의 기색을 드러냈다. “누가 보면 우리 집안 사람인 줄 알겠다? 좀 챙겨줬다고 거들먹거리는 꼴이란.” 강서우는 강채원의 곁을 막 스치고 지나가려다 문득 발걸음을 멈췄다. 차가운 눈빛이 강채원을 향했다. 그녀는 결코 잊지 않았다. 이복동생인 강채원이 그녀가 고열로 거의 의식을 잃어가던 때 허벅지를 주삿바늘로 몇 번이나 찔렀는지... 짝! 강서우는 망설임 없이 강채원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강채원은 피할 새도 없었다. 곱게 화장한 얼굴 한쪽이 순식간에 시뻘겋게 부어올랐다. “네가 감히 날 때려? 이 미친년이...!” 강채원은 얼굴을 감싸 쥔 채 발작하듯 달려들었으나, 강서우가 그대로 다리를 뻗어 걷어찼다. 서경시에서 구름시로 도망치듯 떠나올 무렵, 강서우의 몸은 약해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것 같았다. 그래도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오기로 버텼고 강혜영이 내준 쓰디쓴 약도 전부 참고 마셨다. 그 덕에 지금 이렇게 힘이 붙어 이 상황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임유연은 비명을 지르는 강채원을 겨우 부축해 일으키며 애절하게 울부짖었다. “나랑 채원이는 반가운 마음에 널 맞아 주려고 했을 뿐인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