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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장

오현주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부정하듯 말했다. “남매 사이에 문제가 있다고요? 그런 말 못 들었는데요.” 곧 의자에 기대며 시선을 아래로 내린 임유나는 오현주의 발끝이 살짝 들려 좌우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았다. 이건 오현주가 거짓말할 때 자주 하는 작은 습관이었다. “이렇게 성의를 안 보이신다면... 오늘 대화는 더 이상 의미가 없겠네요.” 임유나는 이렇게 말하며 가방을 들고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러자 오현주는 급히 임유나의 어깨를 눌러 다시 앉히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말 안 하려는 게 아니라 하기가 좀 그래서 그래요.”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요. 그때 로이한테 물어봤는데 직접적인 대답은 없었고 대충 장 대표님과 관련이 있다는 느낌만 들었어요. 더는 잘 몰라요.” 오현주는 솔직히 말했다. 남매 사이를 중재해 관계를 회복시키고 싶었지만 강로이는 그게 가족 문제라며 오현주에게 관여하지 말라는 뉘앙스로 대답했다. 여기까지 이야기한 이상 강시후와 관련된 일에 더 끼어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 괜히 사람 사이의 정을 잃고 오해만 쌓을까 봐 두려운 것이다. “제발 이 일 가지고 대표님께 물어보지 말아줘요. 제가 잘못 알아들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오현주는 임유나를 끌어들이기 위해 강시후를 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것만큼 손해 보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누었고 오현주는 강시후와 그의 ‘전처’에 대해 여러 가지를 말했다. 비록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강시후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그 전처와 비슷할수록 좋다는 뜻을 전달했다. 임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언을 진지하게 듣는 듯했지만 이미 마음은 딴 곳에 가 있었다. 오현주와 헤어진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임유나는 생각에 잠겼다. ‘남매의 갈등이 강시후와 관련된 것이라니... 대체 어떤 이유일까? 내가 이전에 물어봤을 때도 강시후는 모른다고 했었는데...’ 정말로 단서 하나 찾기 힘들었다. 집에 도착한 임유나는 알렉스가 보낸 이메일을 열어보았다. 몇몇 판매자들과 연락이 닿았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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