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장
목가로 돌아온 온연은 조용히 아래층에서 샤워를 끝냈다. 욕실에서 나왔을 때는 유씨 아주머니가 이미 라면을 다 끓여놓은 뒤였다. "연아, 뭐라도 먹고 배 좀 채워. 이 시간까지 야근해서 힘들 텐데."
그녀의 마음에 감동의 파도가 요동쳤다. "유씨 아주머니… 요 며칠 계속 야근해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는 이 시간까지 안 기다리셔도 돼요. 저 배 안 고파요."
유씨 아주머니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도련님이 부탁하셨어. 입에서 나오는 말과 달리 분명히 너를 걱정하고 계셨어. 얼른 먹어. 얼른 먹고 일찍 쉬어."
목정침이 뭐라고 했는지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아파서 쓰러지면 돈을 써야 한다 든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하대한다고 생각한다든지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라면을 다 먹은 온연은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계단을 올라 방으로 들어갔다. 목정침이 잠에서 깰 까봐 감히 불은 켜지 못했다. 침대에 누우려는 그 순간 그가 뒤척이는 바람에 몇 분 동안 가만히 있어야 했다. 그가 미동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그녀는 조심스럽게 침대에 누웠다.
하루 종일 피곤했는지 편한 자세를 잡은 그녀는 순식간에 꿈나라로 빠져버렸다.
목정침은 어둠 속에서 서서히 눈을 떴다.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그의 코끝을 스쳤다. 그의 코끝에 그녀의 향기가 가득 했다.
바깥에서 만나는 다른 여자들의 몸에서는 서로 다른 향수 냄새가 났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그의 맘에 드는 향기를 가진 사람은 없었다. 오직 그녀에게서 나는 향기만이 제일 독특했다…
다음날 온연은 일찍 일어났다. 목정침이 아직 깨어나지 않은 걸 확인한 그녀는 대담하게 침대 맡에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옷을 벗을 때 그녀는 그래도 침대를 등지는 게 조금은 부끄러웠다. 그녀가 옷을 가지러 등을 돌렸을 때 갑자기 언제 일어났는지 모르겠는 그를 발견했다. 그는 어젯밤 잘 잔 것 같았다. 적어도 그녀보다는 잘 잤겠지?
그들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는 곧 시선을 피했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옷을 마저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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