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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장

목정침은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너무 늦었으니 밖에서 먹지 말지, 우리 둘뿐이니까 당신 집에 가서 아무거나 만들어 먹으면 될 것 같은데, 라면 끓일 줄 알지?" 그녀가 끓인 라면을 아직 기억하고 있는 건가? 라면은 그녀가 유일하게 잘 하는 요리였고, 그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그나마 제일 잘 하는 것이 라면이었다. "그러죠...... 그렇게 맛있지도 않은데 대충 먹으면 되겠네요. 선물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내일 시간을 내서 꼭 밥을 사도록 할게요." 목정침은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는 어렴풋이 그녀가 자신에게 빚을 지고 싶지 않다는 것을 느꼈기에 기분이 언짢았지만, 1년 뒤에 그녀가 그와 함께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다른 것은 더 이상 문제 삼고 싶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온연은 거실 에어컨을 먼저 켠 뒤 주방으로 부리나케 들어가며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요, 금방 라면 끓여 줄게요." 목정침은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그녀를 따라서 부엌으로 들어갔고,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이런 작은 집이 오히려 더 집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 온연은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뜻이지? 이 상황에서 집 같은 느낌이라니? 온연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기 위해서 그를 밖으로 밀어내며 말했다. "됐어요, 여긴 더우니까 나가서 에어컨 바람이나 쐬고 있어요. 여기 일 하려고 온 거 아니에요?" 목정침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 너 보러 왔지." 온연은 원래 그가 업무를 하러 오는 김에 그녀를 찾은 건 줄 알았고, 그가 일부러 그녀를 보러 왔다는 솔직한 대답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가 1년 동안 고려해 보겠다고 대답한 것은 단지 임시방편일 뿐이었지, 결코 그와 함께 돌아갈 생각은 아니었다. 아마 1년 후에 그녀는 그와 한바탕 싸울 게 분명했다. 왜인지 모르게 그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할수록 그녀는 마음이 불안해져만 갔고, 그를 속이고 있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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