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4장
경소경은 안도하는 동시에 죄책감을 느꼈다. 그녀를 이곳에 데려오기 전까지 이 일에 심각성을 전혀 몰랐다. 그때는 그냥 그 여자의 전화를 받고, 중요한 일로 만나야 된다고 해서 그는 신경 쓰지 않았었다. 하람은 그의 자잘한 과거가 그를 놓아주지 않는 걸 알았기에, 그는 목정침을 도와준다는 핑계로 그 여자와 이 도시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오는김에 진몽요도 데려와서 온연과 함께할 시간을 주며 즐거워할 기회 또한 만들어주고 싶었다.
생각지 못하게 일은 이미 그의 손아귀를 벗어난 상태였고, 그의 아이일지도 모르는 아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그는 어이가 없었다. 오늘 낮이 되서야 그 여자와 만남을 가졌고, 같이 가서 검사를 받았다. 혹시라도 기분이 들킬까봐 종일 진몽요에게 연락하지 못했다.
둘째 날, 온연이 가게에 도착하자 진몽요는 어젯밤 ‘일’을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어제 밤에 누가 경소경한테 문자를 보냈더라고. 나는 어떤 여자가 보낸건 줄 알았어. 나는 아직까지도 여자 정리 안 된 거면 죽여버릴라고 했는데, 이순이 사과문자 보냈더라고. 깜짝 놀랐지 뭐야.”
온연은 이미 목정침을 통해 진실을 알고 있었지만 당연히 말하지 않았다. 모든 건 검사결과가 나온 후에 해결하고 지금은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진몽요가 혼자 속아서 바보 같이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그녀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 “오해면 된거지… 오늘 너랑 경소경 일정 없어? 놀러가고 싶으면 가도 돼, 가게는 나 혼자 있어도 괜찮아.”
진몽요는 약간 자랑스러운 듯 “아니야, 오늘 그 사람이 가게로 와서 같이 있어준다고 했어. 조금 늦을거야. 이따가 오면, 너도 좀 쉴 수 있겠다.”
온연은 아무 말하지 않았다. 경소경은 정말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가게까지 올 수 있다니. 만약 진짜 그의 아이라면 그가 어떻게 이 상황을 대처할지 궁금했다.
10시쯤, 경소경이 가게로 도착했다. 캐주얼한 복장이었지만 여전히 양아치 같은 스타일이었다. 도착해서 진몽요와 잠깐 놀아준 후 주방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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