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9장
온연은 조금 의혹스러웠다. 디자인 부서 전체에 이리의 사무실에만 유선전화가 있었다. 보통 일에만 쓰이는 전화였고 그렇다면 일처리에 그녀를 찾는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녀는 이리의 사무실로 걸어가 의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비상 디자인 그룹입니다.”
“허허, 저예요. 고만만.”
전화기 너머로 전해지는 목소리에 온연은 더욱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고만만? 무슨 일인데요?”
“큰일은 아니고요, 그냥 방금 그쪽 회사 지나가다가 목정침이 데려다주는 거 봤거든요. 엄청 환하게 웃던데, 난 당신이 심개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심씨 집안이 목정침 때문에 저 지경이 됐는데도 당신한테는 타격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당신도 참 배알 없는 사람이네요. 하긴, 누구라도 목가 부인이 되고 싶어 했겠죠. 당신 같은 신분의 사람이 목정침 같은 사람이랑 만나다니, 전생에 나라라도 구했나 봐요?”
온연은 인상을 찌푸렸다. “뭐 더 할 말 있으세요?”
고만만이 씁쓸하게 웃었다. “허허… 심개가 나랑 파혼했어요. 당신 때문인 거 알아요? 그 사람이 마음속에 두 명의 여자를 품을 수가 없데요. 처음에는 그 감정이 대학시절 때의 감정일 줄만 알았어요. 시간이 지나면 옅어질 거라고, 언젠가는 날 사랑하게 될 거라고, 근데 그게 내 바람으로 끝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당신을 원망하지 않는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죠. 목씨 집안 안주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심개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있으니. 근데 제일 원망스러운 건 당신한테 열정적인 심개가 제일 힘들 때 당신은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여전히 그렇게 환하게 웃으면서 교통사고로 입원했는데 얼굴도 안 비치고. 정말 그 사람 대신해서 어이없음을 느끼네요.”
“고만만씨, 저 지금 일하는 중이거든요. 다시는 회사로 전화 쳐서 사적인 얘기하지 마세요. 끊을게요.” 말을 끝내고 온연은 전화를 끊었다. 고개를 돌리자 이리의 불쾌한 얼굴과 마주쳤다.
“앞으로 회사 물건 사적으로 쓰지 마세요. 이게 기본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