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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46장

#온연이 깨어났을 때는 병원이었고, 날은 이미 어두워진 상태였다. 공기중에는 매캐한 소독 냄새가 가득했다. 머리 위 하얀 천장과 매달려 있는 링거액이 한 방울 씩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온연은 잠시동안 생각이 없다가 번뜩 기억을 되찾았다. 강연연이 들이받았고, 분명히 고의성이 짙은 행동이었다. 당시 차안에는 심개도 함께였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은 온연은 당장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몸에서 전해져 오는 고통에 순식간에 식은땀이 맺혔다. 아랫배가 특히 고통스러웠다. 온연이 아픈 배를 지그시 누르며 벨을 눌러 간호사를 부르려는데 병실문이 열리며 심개가 들어섰다. 보기에 큰 외상은 없었으나 이마에 작은 상처가 있었다. 심개는 깨어난 온연의 모습에 기쁜 기색을 비췄으나 이내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연아, 너… 유산됐어.” 온연의 몸이 잔뜩 경직되었다. 아랫배의 옷깃만 움켜 쥘 뿐이었다.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심개가 힘겹게 반복했다. “유산이라고… 임신 한 줄 몰랐어, 미안해. 내가 안 불러냈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경찰 쪽에서도 입건했으니 곧 결과 나올 거야.” 온연은 말이 없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를 뿐이었다. 뱃속의 아이가 유산됐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다. 이 작은 생명체는 몸 안에 있던 짧은 시간 동안 장난스럽게도 그녀의 입맛까지 바꿔 놓았고, 그 덕에 몸무게가 3킬로나 늘었는데…뱃속의 아이가 죽었다 잠시 후, 온연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난 봤어… 우리를 친 사람, 내가 봤어.” 심개가 무어라 말을 하려는 순간, 병실의 문이 다시금 열렸다. 이번에 들어온 사람은 목정침이였다. 그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굳센 그의 몸집은 마치 만년이 지나도 녹지 않는 커다란 빙산 같아 차마 가까이 갈 엄두도 내지 못하였다. 그런 그의 분노조차 조심스러운 것을 보니 이미 모든 것을 알아버린 듯했다. 온연이 사실을 말하기도 전, 목정침이 심개의 앞으로 다가오더니 주먹을 휘둘렀다. “심가 셋째? 하… 네가 뭐 하러 회사까지 찾아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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