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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7장

당천의 표정엔 장난기가 갑자기 사라졌다. “그쪽도 내가 여자 등쳐 먹는 쓰레기라고 생각하죠?”   서양양은 순간 어떤 대답을 해야할지 몰랐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녀가 단호하게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면 너무 가식적으로 보일 것 같았다. 2초간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려던 찰나에 당천이 막았다. “됐어요, 대답 안 해도 돼요. 난 다른 사람 생각 신경쓰지 않아요.”   분위기는 살짝 굳었고, 서양양은 차 안이 답답해서 창문을 열었다. 저녁 바람이 그녀의 머리칼을 스치며 샴푸 향기가 차 안에 퍼져 좋은 느낌을 가져다주었다. 당천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머리 묶어요.”   그녀는 어색하게 말했다. “머리끈 없는데…”   그는 마법처럼 머리끈 하나를 그녀에게 건넸다. “자.”   머리끈을 받고 나니 더 어색해졌다. 그건 그녀가 전에 그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을 때 두고 간 거였는데 그가 아직까지 갖고 다닐 줄도 몰랐을뿐더러… 몸에 지니고 다닌다고? 그녀가 이상한 생각을 할 때 당천이 웃었다. “설마 내가 그쪽을 그리워해서 그쪽 물건을 안 버렸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버리려고 했는데 계속 시간이 없었어서 주머니에 넣고 다녔을 뿐이에요. 내 옷이랑 같이 이미 몇 번이나 빨았어요.”   그녀는 그 순간 실망했다. “안 버려서 다행이네요. 저 이 머리끈 좋아하거든요.”   거의 집에 도착했을 때 서양양은 가방에서 열쇠를 뒤졌지만 열쇠의 짤랑 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자 심장이 철렁했다. 당천은 그녀의 동작을 보고 물었다. “설마 열쇠 안 챙겨온 건 아니죠?”   그녀는 이를 꽉 깨물었다. “네, 안 챙겼네요. 근데 괜찮아요, 집에 부모님 계셔서 문 열어 달라고 하면 돼요.”   당천은 손목시계를 보다가 그녀의 앞에 들이밀었다. “11시가 넘었는데, 안 혼나는 거 확실해요? 저번에 그랬던 거 같은데, 어머님이 잘 때 누가 깨우면 죽여버릴 정도로 성질이 더럽다고요.”   서양양은 대답을 못 했다. 혼나지 않는 건 불가능했고, 심지어 지금 엄마한테 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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