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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장

국청곡은 임신한 사실을 어르신에게 알리지 않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할아버지, 제가 군작씨 잘 챙기고 있어요. 꼭 다리 다 나을 때까지 도울 거예요. 제가 사업은 잘 몰라서 요즘 고생 많으실 텐데 일찍 쉬세요. 여긴 제가 지키고 있을 게요.”   어르신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 후 뒤돌아 나갔다.   국청곡은 안 좋은 감정을 누르고 그를 떠봤다. “샤워하는 거 도와줄까요?”   예군작은 그녀의 평평한 배를 보았다. “아택 불러와요ㅛ.”   그녀는 이를 꽉 깨물었다. “왜요? 이젠 보여주기 싫어요? 예전에는 감추지 않았잖아요.”   그는 말없이 휠체어를 끌고 욕실 앞으로 갔다. “아택!”   아택은 소리를 듣고 방으로 들어왔고, 국청곡의 표정을 보자 망설이며 동작을 멈췄다. “도련님, 어르신이 부르셔서 잠깐 다녀오겠습니다.”   공기는 순식간에 차가워졌고, 잠시 후 국청곡은 예군작의 팔을 잡았다. 예군작은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일어나서 그녀에게 힘을 실었다.   샤워를 하면서 두 사람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이미 겨울의 막바지라 뜨거운 물과 체력 소모 때문에 국청곡에 이마엔 땀방울이 맺혔다. 그녀의 하얀 스웨터도 습기가 찼고 그녀의 볼은 살짝 빨개져 있었다.   그는 참지 못 하고 물었다. “이러고 싶어요? 난 이혼할 수 있어요. 상관없으니까.”   그녀의 동작은 살짝 굳었고 그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내가 이러고 싶든 말든 무슨 상관이에요? 내가 좋아서 하는 거예요. 결혼이랑 이혼이 당신한테 그렇게 가벼운 일이었다니 참 실망이네요. 하지만 난 절망하지 않았어요. 난 당신이 나를 진몽요만큼 사랑해주길 바라지 않아요. 사람이 한 평생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여생을 살아가는 건 애초에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두 가지 다 얻는 건 욕심이지 한 가지만 얻어도 성공한 거죠. 내가 알고 싶은 건… 당신은 분명 이혼 후에 후폭풍을 걱정하면서, 왜 이혼을 하면서까지 아이를 지우고 싶어하는 거예요? 당신 아이이기도 하잖아요… 나한테 명확한 사유를 알려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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