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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곧이어 성경일은 믿고 싶지 않다는 듯이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말이 안 되잖아? 만약 그 자식한테 정말로 200억이 있었다면 그전에는 왜 그렇게 검소하게 다녔겠어?” “그건 모르죠. 어떤 사람들은 아마 줄곧 검소하게 살아와서 사치한 삶을 살고 싶지 않아 할 수도 있죠!” 장건이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어쩔 수 없이 그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도련님 이번에는 제 말을 들으셔야 합니다. 박시율 씨가 아름다운 건 맞지만 도련님의 재력으로 다른 여자를 못 만나겠습니까? 도범 그 자는 될 수 있는 한 건드리지 말아야 합니다. 알겠습니까?” “그만 좀 해! 너 왜 이렇게 점점 약한 소리만 하는 거야!” 성경일이 버럭 화를 냈다. 그는 너무나 배알이 꼴렸다. 그는 도범이 그렇게 돈이 많으면서 검소하게 살아간다는 걸 믿지 않았다. 그의 전투 실력은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분대장 급은 절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정말로 분대장이라고 해도 그게 뭐가 그리 대단하단 말인가? 그래봤자 자신을 잘못 건드리기라도 하면 자신의 손에 죽게 될 것이다. 그는 조급해 하지 않기로 했다. 박 씨 가문 어르신의 생신날이면 도범의 일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도범은 박 씨 가문에서 쫓겨나거나, 아니면 정말로 몰아낼 구실이 없게 될 때에는 장소연이 갖고 있는 약을 쓰면 된다. 그러면 도범은 빠른 시일 내에 죽게 될 것이다. 성경일이 씩씩거리는 모습을 확인한 장건이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아랫사람으로서 해야 할 말은 이미 할 만큼 했다. 그런데도 도련님이 듣지 않는다면 그도 더 이상 어쩔 도리가 없었다. “오늘 일 이모님한테는 어떻게 말씀드릴 생각이신가요? 도련님의 사촌 동생이 이곳에 온 건 도련님과 함께 휴가를 보내려고 온 건데 말입니다.” 장건이 쓴웃음을 짓다가 곁에 앉은 성경일에게 물었다. 그 말에 성경일은 두통이 몰려오는 것 같았다. “뭘 어떻게 더 말하겠어? 솔직히 말하는 수밖에 없지. 이번 일은 걔가 자초한 거야. 이모와 이모부도 이 일을 알게 되면 납득할 수밖에 없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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