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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9화

도범은 가볍게 웃으며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 “오양용 선배님은 자신의 감정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두려워할 것도 없어요.” 장손 장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도범의 말에 동의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걱정하는 표정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어?” 도범은 자신의 생각을 숨기지 않고 곧장 말했다. “오양용 선배님 때문에 둘째 장로를 떠올랐습니다. 원형 무대에서 둘째 장로님이 한 말씀들이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모양입니다. 저에게 둘째 장로님은 매우 대처하기 어려운 상대 같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건 불편 하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장손 장로님이 한꺼번에 두 장로의 뜻을 모두 거스르셨는데, 그것이 현명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대장로는 그나마 괜찮지만, 둘째 장로는 정말로 다루기 어려운 사람입니다.” 도범의 말은 진심이었고, 장손 장로 역시 그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장손 장로는 도범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지그시 바라보았고, 손을 뻗어 도범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말했다. “네 말 뜻은 나도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난 남의 개가 되고 싶지 않아. 사실 나도 생각해봤어. 네 말이 맞아, 대장로에 비해 둘째 장로는 훨씬 다루기 어려운 인물이지. 그리고 나는 불운하게도 열한 번째 장로의 위치에 있을 뿐이지만 그 자체로 이미 두 세력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는 사람이지. 둘째 장로가 나를 완전히 제압할 확신이 없다면, 둘째 장로는 계속 나에게 손을 뻗을 거야. 그런데 그렇다면 내가 주저할 것이 뭐가 있겠어? 어차피 그들이 언젠가는 나에게 손을 뻗을 텐데, 내가 왜 그들의 생각에 순응해야 하지?” 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범의 눈빛은 약간 무거워졌고, 말하고자 하는 것을 주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자 장손 장로는 도범을 흘끗 보며 가볍게 웃었다. “네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지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나는 남의 하수인으로 살 생각은 없어. 내가 무술을 수련하는 것은 더 이상 남에게 복종하지 않기 위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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