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3장
”삐걱!”
바로 그때 병실 문이 다시 열렸다.
최희정과 설재석, 김나나 세 사람이 함께 나타났다.
그들 뒤에는 양손에 뭔가를 들고 있는 이시운이 있었다.
그녀는 하현을 보는 순간 의아해하며 다소 당황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병실이 온통 어질러진 것을 본 김나나는 가장 먼저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소리를 지르며 김탁우를 일으켜 세우고 하현을 향해 연신 고함을 질렀다.
“하 씨! 이게 무슨 짓이야?”
“우리 오빠가 병문안 온 것뿐인데 왜 사람을 때려?”
“질투가 나도 그렇지, 어떻게 사람을 때릴 수가 있어?”
“당신은 이미 은아랑 이혼한 사이인 건 둘째 치고!”
“여전히 데릴사위라 할지라도 질투심 때문에 사람을 칠 순 없어!”
“이렇게 대단한 척할 거면 그날 밤엔 왜 은아를 구하러 오지 않은 거야? 당장 이양표를 혼내러 와야 하는 거 아니었냐고?!”
최희정이 옆에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말했다.
“자네, 여기서 대체 뭐 하는 짓인가?”
“내가 말하지 않았나? 은아를 대구 정 씨 가문 수장으로 만들어 놓지 않으면 절대 재혼 허락하지 않는다고!”
“자넨 이미 우리 집안에서 쫓겨난 사람인데 무슨 자격으로 여기 나타난 거야?”
“그것도 모자라 은아한테는 생명의 은인인 사람에게 손을 써?!”
“아주 목숨을 내놓은 모양이지?!”
설재석도 화가 나서 얼굴이 일그러졌고 매서운 눈초리로 하현을 노려보았다.
그의 눈에 하현을 향한 증오가 불타올랐다.
그때 설은아가 상황을 수습해 보려고 입을 열었다.
“엄마, 하현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게다가 로열 회관의 일은 그도 몰라서 그랬을 거예요. 만약 알았더라면...”
“만약? 세상만사에 만약이라는 게 어디 있어?”
최희정은 화를 버럭 내며 소리 질렀다.
“만약 김탁우가 널 구하지 않았더라면 네가 얼마나 비참한 신세가 되었을지 모르겠어?”
“이 쓸모없는 놈이 너의 생명의 은인을 때리는 것을 보고도 가만히 있었단 말이야?”
“내가 정말 널 잘못 키웠어!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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