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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7장

소만리가 차에서 뛰어내리는 순간 기모진의 머릿속은 텅 비어 버렸다. 감당할 수 없는 공포와 두려움이 그의 목에서 치솟아 올랐다. “소만리...” 그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소만리를 당기는 동시에 소만리가 뛰어내리려는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관성과 충격으로 기모진은 소만리를 안고 아스팔트에서 몇 바퀴 굴러서야 겨우 멈추었다. 그리고 차는 중앙분리대를 ‘펑' 하고 들이받았다. 타이어는 미친듯한 굉음을 내며 지면을 마찰했다. 그러나 기모진은 그런 상황과 자신의 부상은 돌볼 겨를도 없이 이미 정신을 잃은 소만리를 안았다 . “소만리, 소만리!” 그는 그녀의 머리를 받치고 그녀의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 “소만리, 자지 마.” 기모진의 목소리가 떨렸고 자신이 지금 도대체 왜 이렇게 겁에 질려 두려운지 알지 못했다. 그는 소만리의 뒷머리를 받치고 있는 손바닥에 뭔가 끈적거리고 미끄러운 것을 느끼고서야 손에 피가 흥건한 것을 보았다. 그의 심장이 심하게 곤두박질쳤다. 기모진은 안색이 점점 창백해져 가는 소만리를 끌어안고 지나가는 차를 막아섰다. 기모진은 제일 먼저 소만리를 병원으로 데려다주었다. 그는 수술실 문밖을 지키고 있었고 수술은 한참 동안이나 진행되었다. 그는 혼이 나간 채 오랜 시간 기다렸다. 마침내 의사가 나와서 소만리가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고 말했다. 마음을 꽉 조이고 있던 긴장이 그제야 조금 풀리기 시작했다. 그는 병실로 가서 잠들어 있는 소만리를 보았다. 담담하게 잠든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갔다. 손끝이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미간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더없이 부드러웠다. 그가 기모진이든 아니든 간에 그는 자신의 심장 박동이 달라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는 확실히 이 여자에게 마음이 끌렸다. 처음으로 그녀에게 키스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때 이미 마음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좀 냉정하게 얼마 전 자신이 긴장하고 공포에 두려워했던 것을 떠올리자 그의 마음속에 점차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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