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2장
귓가에 경연이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소만리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다가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경연 씨가 계셔서 다행이에요. 고맙습니다.”
소만리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웨이터가 이 장면을 보고 빨리 와서 사과하고 소만리에게 식사대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소만리는 추궁하지 않았고 경연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회사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소만리는 결혼반지를 열심히 다시 디자인했다.
이튿날 그녀는 일찍 기 씨 집안에 도착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기모진이 떠난 지 49일이 지났고 오늘은 49재를 지내는 날이었다.
소만리가 현관에 들어서자 위청재는 이상야릇한 괴기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흥. 오늘이 무슨 날인지 기억해? 아주 슬픈 척 무거운 표정을 연기하는 모습이라니. 아주 배우가 따로 없구나.”
많은 친척들과 친구들이 기모진에게 향을 피우고 있었고 불사를 하는 스님들도 경을 읽으며 그의 넋을 기리고 있었다.
소만리가 자기를 무시하자 위청재는 얼굴을 찌푸렸고 어투는 더 거칠어져서 말했다.
“소만리. 너 여기서 모진에 대한 정이 깊은 듯 그렇게 연기하지 마라. 넌 예전부터 모진에게 무슨 일이 생기길 고대했었잖아. 모진이가 죽었으니 가장 기뻐할 사람은 너지.”
방금 밖에서 돌아온 기종영은 문으로 들어오자마자 위청재가 소만리에게 하는 말을 들었다.
그는 급히 가서 가로막았다.
“위청재, 당신도 좀 이제 그만해. 정말로 소만리가 모진이를 신경 쓰지도 않고 사랑하지도 않는다면 어떻게 모진이의 유복자를 뱃속에 품고 이렇게 고생하고 있겠어? 당신 너무 심하게 말하지 마!”
“무슨 유복자. 이 아이는 모진이의 아이가 아닐지도 몰라!”
위청재가 내뱉은 말은 두뇌의 사고체계를 전혀 거치지 않고 나온 것이다.
소만리는 몸을 홱 돌리며 말했다.
“어머니. 기모진에 대한 내 감정을 의심할 수도 있고 하루 종일 공연히 나를 겨냥해 퍼부으실 수 있지만 내 아이를 모욕하지는 마세요.”
“너...”
위청재는 지지 않고 얘기하려다 입을 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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