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2장
피로 물든 그의 손을 들어보니 조심스레 보관하던 민트색 머리끈도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는 손끝을 떨며 머리끈을 입술에 갖다 대었다.
“죽지 마. 죽으면 안 돼.”
그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이내 눈시울이 더욱 붉어졌다.
“네가 말한 대로 영원히 나한테 매달려 있어. 약속 꼭 지켜.”
기묵비는 떨리는 목소리로 읊조렸지만 마음속의 두려움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이때 수술실 문이 열리고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나왔다.
“교수님, 초요는 어때요?”
의사는 유감인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총알은 빼냈는데 심장 위치를 정확히 관통해서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초요 양은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치 날벼락이 떨어지는 것 같았고 기묵비는 마치 화석처럼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얼마나 정확하게 관통했는지. 흑강당 사람들이 한 짓 아닌가요?”
의사는 가볍게 탄식했다. 너무나 가슴 아프고 한탄스러웠다.
초요는 그가 죽인 것이다.
그가 직접 부하들에게 초요에게 총을 쏘라고 명령한 것이었다.
그는 그녀가 정말로 자신을 배신하고 그의 모든 사업을 망치려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그녀가 처음부터 그를 배신할 마음이 없었고 마음에서 내려놓은 적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녀는 경찰서 앞에서 돌아선 것이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순간 그는 자신이 초요를 이토록 아끼고 있었음을 비로소 깨달았다.
그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초요는 그렇게 소리 없이 그의 마음속에 들어온 것이었다...
기묵비는 더할 수 없는 고통을 참으며 아무도 없는 수술실로 들어갔다.
그는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만나러 갔다. 그러나 갑자기 그녀를 똑바로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밝고 달콤한 미소가 가득했지만 지금 눈앞에는 그저 창백하고 소리 없는 기억만 남았다.
그는 초요의 곁으로 가서 무표정한 얼굴로 머리를 숙이고 입술을 초요의 차가운 입술에 대었다.
초요, 다음 생이 있다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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