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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7장

진짜 너무 추웠다. 그녀의 마음을 다 얼릴 정도로 추웠다. 하지만 그녀는 옴 몸의 신경이 마비될 정도로 추웠으면 좋겠다. 그래야 아프지 않으니까…몸이든, 마음이든. 기모진은 아무런 타격도 없는 소만리를 보고 동작을 멈추며 부들부들 떨고 있는 그녀를 끌어잡았다. 그는 눈보다 더 창백하고 핏기가 일도 없는 그녀의 얼굴과 말라 빠진 인형 처럼 겁데기만 남은 그녀의 몸을 잡고 있었다. 기모진은 순간이 마음이 철컹 내려 앉아다급하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소만리, 소만리..” 그는 계속해서 그녀의 이름을 불렀지만 반응이 없었다. “소만리 죽은 척하지 마. 말하라고!!”” 기모진은 다급해지며 겪어보지 못한 공포와 압박감을 느꼈다. 소만리가 여전히 반응이 없자 기모진은 그녀를 안고 침대위에 놓았다. 그가 황급히 깨끗한 옷으로 챙겨 갈아 입히려고 챙기고 나오자 그녀가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있었다. 기모진은 당한 거 같아 옷을 던지고 분노에 차서 그녀의 멱살을 잡으려고 하였다. “소만리, 역시 죽은 척하고 있었던거 였어.”그는 이를 갈면서 말했다. 기모진은 힘이 빠진 그녀의 몸을 꽉 잡았다. 몸의 통증이 너무 아파 그녀를 잠 못 들게 한게 아니라면 그녀는 진짜 못 일어날수도 있다. “말해 봐. 너 기묵비랑 무슨 사이야. 그의 성격상 너의 일거수일투족을 그렇게 신경 쓸 일이 없어.”그녀는 기모진의 취조하고 있는 듯한 말투가 너무 웃겼다. “왜 웃고만 있어? 나의 질문에 대답해. 넌 기묵비가 좋아?”기모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계속 물었다. 술을 마신 그의 눈에서는 취기도 보였다. 소만리는 몽롱한 눈빛으로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래, 맞아. 난 기묵비가 좋아. 그는 너보다 따뜻하고 너보다 성숙하고 무엇보다 나를 걱정할 줄 아는데. 이런 좋은 남자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너가 나를 사랑하지 않다면 난 나를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남자를 찾아 떠나야지.” “소만리!!” 기모진은 화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났다. 소만리의 희미해진 의식이 그의 소리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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