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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7장

강자풍은 눈치가 빨라 그 부하들을 모두 내보냈다. 떠나기 전 그는 소만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누나 필요한 게 있으면 불러요. 밖에 있을게.” 소만리도 사양하지 않고 말했다. “그럼 기모진 좀 잘 돌봐줘.” “응.” 강자풍은 어깨를 으쓱하고 돌아섰다. 이렇게 큰 방 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소만리는 침착하게 소만영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는 소만영의 곁으로 가서 여왕처럼 높이 서서 불쾌한 표정을 하고 있는 여자를 노려보았다. “소만영, 또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다 말해. 더 이상 내 시간 낭비하게 하지 말고.” “흥. 넌 당연히 빨리 해결하고 싶겠지만 난 그렇지 않아.” 소만영은 손을 들어 입가의 피를 닦아냈고 그 아름다운 눈은 삽시간에 독을 잔뜩 바른 듯 소만리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소만리, 이번 생에 모진이 날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거 나도 잘 알아. 그렇지만 너희들을 행복하게 해 줄 마음도 없어.” 그녀는 측은한 듯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네 소중한 딸은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에 가둬뒀지. 난 그 방에 먹을 것을 놔두었는데 그중 한 음식에는 내가 쥐약을 넣어뒀어.” 소만영은 말을 이었다. “그 작은 것이 운이 좋으면 최대 이틀은 살 수 있겠지만 운이 나쁘면 지금 이미 하늘나라로 갔겠지.” 소만영은 말을 마치고 깔깔대었다. 그녀는 소만리가 마음이 아프고 애타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소만리는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소만영은 갑자기 웃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소만리가 이렇게 침착한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했다. “소만리 너 미쳤니? 아니면 겁에 질린 거야? 네 딸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지 않아?” “물론 나도 알고 싶은데. 말해 줄래?” 소만리는 여유 있게 되물으며 냉엄한 얼굴에 자신만만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 “소만영, 넌 기묵비와 한동안 결탁했었지. 흑강당이 F국에서 어떤 세력을 갖고 있는지 너도 잘 알고 있을 거야. 그렇지?” “그게 뭐 어때서!” 소만영이 소만리를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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