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2장
어둠이 깊어갈 때 기묵비가 몹시 침울한 얼굴로 기모진의 병실을 찾아왔다.
보아하니 온화하고 기품 있는 얼굴에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기모진, 네가 어떻게 했길래 초요가 그렇게 네 말을 잘 듣는 거야? 네가 원하는 건 여자든 사업이든 내 것을 뺏어야 하는 거야?”
기모진은 병상에 누워서 눈도 뜨지 않은 채 말했다.
“뺏어간 건 사람이든 물건이든 결국 다 빠져나가게 돼요. 기묵비, 예전에 초요가 목숨을 다해 당신을 사랑했었는데 당신이 소중히 여기지 않았죠.”
기묵비는 마치 천하의 우스갯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그럼 너는 애당초 소만리를 그렇게 아낀 적 있어? 소만리는 너 때문에 다치고 목숨을 잃을 뻔했는데 왜 아직도 너 같은 이런 찌찔한 남자를 놓지 못하는 거야?”
기모진은 가늘고 깊은 눈을 번쩍 뜨며 눈빛이 싸늘해져 말했다.
“당신이나 나나 피차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적어도 난 돌아왔어요. 당신은요? 초요가 당신을 위해 강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던진 후 잠시라도 후회해 본 적 있어요? 없을 걸요. 만약 있었다면 바로 내 아내에게 매달리지 않았을 거예요.”
“네 아내?”
기묵비는 비웃으며 말했다.
“너의 아내는 지금 이미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있어.”
기모진은 갑자기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상처 부위가 당겼다.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기묵비, 뭐라고요? 당신 내 아내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난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 그저 그녀가 자발적으로 다른 남자 품에 안긴 거지. 이 사람은…”
“이 사람, 나 말이에요?”
병실 입구에서 청량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모진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보았다.
강자풍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어느 부잣집 거만한 자식처럼 거들먹거리며 들어왔다.
“제 소개부터 할게요. 나 흑강당 2인자 강자풍이요.”
강자풍은 기묵비를 한 번 힐끗 보며 말했다.
기묵비는 무슨 짓을 한 건지. 흑강당은 또 무슨 수작을 부리는 것인지 기모진은 어안이 벙벙하였다.
기묵비는 불쾌한 표정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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