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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7장

소만리는 얼른 옆으로 얼굴을 피했고 기모진은 얼음처럼 차가운 그녀의 옆얼굴과 마주하게 되었다. “기묵비가 곧 들이닥칠 거에요. 당신이 지금 가지 않으면 영원히 떠날 수 없을 지도 몰라요.” 소만리는 냉정한 목소리로 일깨워주었다. “나한테 관심 있어? 알고 보니 내 전처가 아직도 나한테 관심이 있는 건가?” 기모진은 비웃음을 가득 담아 말했다. 그의 서늘한 손가락이 소만리의 턱을 움켜쥐고 그녀의 얼굴을 그의 얼굴과 마주 보게 했다. 그녀의 붉게 물든 눈에 눈물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보니 기모진의 마음도 찢어졌다. “소만리, 당신 마음속엔 내가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인 거야? 당신을 믿어 달라고 했었지? 당신은 나 믿은 적 있어? 그의 말이 그녀의 가슴에 아프게 박혔다. 이때 아래층에서 차 소리가 들려왔다. 기묵비가 돌아온 것이다. 기모진은 창가로 가서 아래를 힐끗 보았지만 조금도 조급해하지 않았다. “나 당분간 아무 데도 안 갈 테니 여기 잠시 있어.” “기모진, 당신 미쳤어요?” “나 미쳤어.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 순간 난 이미 모든 이성을 잃었어.” “...” 소만리는 그 말을 듣고 울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 웃고 싶었다. “당신 그렇게 날 사랑했다면 내 뱃속의 아이를 그리 모질게 죽이진 않았을 거예요!” 기모진도 소만리가 자신을 비난하며 원망하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견딜 수가 없었다. 이때 소만리는 몰랐겠지만 그녀가 그에게 안겨 수술대에 올랐을 때 마취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후회했고 수술을 번복했다. 그래서 수술실로 뛰어 들어가 의식을 잃은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자신이 이렇게 한 것이 옳은지 그른지 모르겠지만 지금 들어가서 막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그는 더 이상 그녀를 잃고서는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녀를 아프게 하고 눈물을 흘리게 한 것은 정말이지 그의 본심은 더더욱 아니었다. 소만리는 너무나 슬프고 상심한 나머지 그녀의 안위 따윈 신경 쓰지도 않았다.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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