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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5장

소만리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기묵비를 조금 놀라게 했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멍하니 침대에 앉아있는 소녀에게 낮은 목소리로 “화장실로 가서 내가 당신을 나오라고 할 때까지 아무 소리도 내지 말고 있어.”라고 명령했다. 초요는 기묵비의 뜻을 알고,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뻗어 바닥에 있는 옷을 주었다. "빨리 움직여." 기묵비가 냉랭한 목소리로 재촉했다. 초요는 놀라서 말아서 간 이불까지 바닥에 떨어뜨리고 침대 위에 묻은 말라버린 핏빛에 기묵비의 눈빛이 살짝 변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차갑고 매정한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당신 옷을 주어서 들어가." 감히 그의 뜻을 거역할 수도 없고, 더더욱 그를 화나게 할 수도 없었다. 초요는 벌거벗은 채 정신없이 땅바닥의 옷을 주워들고 화장실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기묵비는 이불을 펴서 침대에 깔고 나서야 돌아서서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고 소만리를 본 그의 얼굴에는 1초 전에 싸늘함이 느껴졌던 얼굴은 그저 다정하고 부드러운 웃음뿐이었다. "천리,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 "어젯밤에 오늘은 일찍 오겠다고 말했잖아요." 소만리는 방 안을 들여다보며 "당신 일어났어요? 내가 죽을 쑤어 가지고 왔어요. 어젯밤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셨으니, 위가 상하지 않도록 아침에 담백하게 드세요." 기묵비는 웃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옷만 갈아입고 내려가서 당신이 직접 끓인 죽을 먹을게요." "그럼 제가 먼저 식당에 가서 준비해 드릴게요." 소만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몸을 돌리자, 기묵비는 입구에서 소만리가 계단을 내려가는 것을 지켜본 후, 이제서야 방으로 돌아왔다. 초요는 화장실에 계속 있었지만, 기묵비가 소만리를 상대할 때 얼만큼 부드러운지 상상할 수 있었다. 그를 떠올리면서 그녀는 오히려 여전히 달콤하게 웃었다. 이 사탕은 비록 유리 부스러기를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달콤하지 아니한가. 기묵비는 소만리가 쑨 죽을 먹고 그녀와 마당을 산책했다. 그는 어젯밤의 일로 소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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