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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장

치모진은 전예의 동기를 알아차리고 재빨리 소만리의 어깨를 감싸 안고 문으로 향했다. “빨리 가.” 지금 이 때 소만리는 치란군을 데리고 빨리 안전한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기모진의 뜻에 따라서 떠날 차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닫힌 나무문의 자물쇠에 뭐가 걸려서 안 열렸다. “모두 죽어버려!” 전예가 음산하게 소리쳤다. 기모진은 고개를 돌려 전예를 바라보다가 그녀가 휘발유통을 집어 들고 이쪽으로 뿌렸고, 기모진은 황급히 소만리와 기란군을 감싸며 보호했다. 전예가 끼얹은 휘발유가 문 전체에 다 뿌려 문짝이 다 젖었다. “하하하……” 전예는 마치 미쳐가는 사람처럼 큰 소리로 웃었다. “소만리 네 이 년아, 너 이번에는 죽을 것 같아!” 기모진의 눈빛은 차갑게 번뜩였고, 간절히 전예를 부셔 뜨려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소만리와 기란군을 이 낡은 방에서 구출하는 것이었다. 전예는 미친 듯이 휘발유를 뿌렸고, 소구는 그 옆에 마비되어 주저앉아 어쩔 줄 몰라했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어깨를 감싸 안고 그녀를 창가로 데려갔다. “두 미치광이는 신경 쓰지 말고 먼저 여기서 나가.” 그의 말투는 단호했고, 창문을 열러 갔다. 녹이 슨 탓인지 창문의 자물쇠가 꽉 채워져 있었다. 기모진은 망설임 없이 주먹을 내밀어 유리를 툭 깨뜨렸다. 유리가 깨지는 순간, 그의 오른손에도 크고 작은 상처가 나면서 피가 줄줄 붉게 물들었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 듯 계속해서 주먹으로 고르지 않는 유리를 두드려 떨어뜨려 소만리가 베이지 않고 창문 밖으로 뛰쳐나오도록 했다. "천리, 당신 먼저 나가, 내가 군군을 다시 안아 줄게." 기모진은 다급한 말투로, 줄곧 침착했던 얼굴에 초조한 감정이 떠올랐다. 그 말이 끝난 순간, 전예는 갑자기 라이터를 꺼냈다. 전예는 라이터에 불을 켠 후 휘발유로 가득 적셔 있는 문에 던졌다. 불꽃은 휘발유 경로를 따라 순식간에 큰 불로 번졌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은 거침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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