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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장

눈앞에 한 쌍의 아름답고 맑은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으니, 기모진의 상념들이 모두 사라졌다. 그는 자신이 원한다고 말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사회자가 그에게 그 말을 질문 했을 때, 그는 소만리와 결혼하던 시절이 떠올라 부드러운 눈빛으로 웃음 지었었다. 기모진이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것을 보자 소만리는 가볍게 불렀다. “모진, 무슨 생각해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기모진의 핸드폰에서 전화가 왔다. “그럼 당신 일 보세요.” 기모진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문을 닫을 때, 그는 그윽하고 기다란 눈을 들어 침대에 기대어 앉아있는 여인을 바라 보며 눈을 아래에서 위로 올리며 의미심장한 뜻이 담긴 그의 마음을 표현했다. 차가 출발하는 소리가 들리자, 소만리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녀는 기모진이 그녀를 데리고 별장으로 돌아갈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기모진이 소만영을 버리고 떠난 것에 그녀는 매우 만족했고, 오히려 그런 관심으로 그녀를 안고 갔다는 것이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소만리의 웃음기가 점점 짙어졌다. 틀림없이 소만영도 지금쯤이면 화가 나서 미쳐서, 그 몰골은 정말 보기 흉할 것 이다. ...... 기모진은 곧장 기씨 가문의 고택으로 향했다. 모두가 죄를 묻는 것 같았고, 소만영은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된 채로 한쪽에서 숨을 헐떡이며 울고 있었다. “기모진! 이런 터무니 없는 녀석! 결혼식 도중에 만영이를 버리고, 그 천미랍을 안고 가다니, 너 만영의 체면은 어떻게 할 거니, 또 언론에서는 기사를 어떻게 쓰려는지!” 사화정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물었다. “모진, 너 정말 너무했어! 빨리 만영에게 가서 달래줘.” 기씨 부인이 재촉했다. “어머니, 기 부인, 모두 모진 탓 하지 마세요. 이것은 모진 탓이 아니에요.” 만영은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 “모진, 난 괜찮아요. 당신이 즐거우면 그걸로 괜찮아요.” “기모진, 들어봐. 내 딸이 널 어떻게 대하고 있지? 넌 이렇게 착한 만영이와 어울리지 않아!” 사화정은 화가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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