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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장

소만리는 고개를 저었다.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했어요. 아니었으면 기모진이 그렇게 번번이 날 ‘그 죽일 놈의 전처’라고 의심하진 않았을 텐데.” 소만리는 치가 떨리도록 분한 마음을 실어 이 말을 뱉었다. 그러나 기묵비를 보더니 곧 웃었다. “걱정 하세요. 더 이상은 그 바보 같던 소만리가 아니에요. 제게 주신 ‘부활’의 기회를 절대 헛되이 버리지 않을 거예요.” 기묵비는 입 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반짝이는 눈동자 속에 은은히 신비로운 느낌이 감돌았다. 소만리는 비에 젖은 기묵비의 외투를 벗기고 새 목욕용품을 건넸다. 그는 목욕을 하고 하얀 가운을 걸치고 수건으로 머리에 남은 물기를 털며 나왔다. 그는 자연스럽게 소만리의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귀염둥이에게 시선을 주었다. 기묵비는 천천히 몸을 기울여 사랑스럽다는 듯 염염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방 치워놨어요.” 소만리가 가만히 방으로 들어왔다. 기묵비가 그녀를 향해 돌아섰다. “며칠 있다가 본가에 한 번 가야 하는데 같이 갑시다.” “네.” 소만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얼른 쉬어요. 잘 자요.” 기묵비는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담담한 입술이 소만리의 이마에 닿더니 얼마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휙 돌아서서 나가면서 문을 닫았다. 소만리는 약간 얼이 빠진 듯 제자리에 서 있었다. 복잡한 기분이었다. 그녀도 바보는 아니다. 기묵비가 이렇게까지 그녀를 도와주는 데는 그녀를 향한 남자로서의 마음이 있을 터였다. 6년 전 소만영이 목걸이 사건으로 모함을 할 때도 그녀가 결백을 증명할 수 있을 영상을 찍어 은근슬쩍 그녀를 도와주었다. 그러나 기묵비와 함께한 지난 3년을 돌이켜 보면 그는 너무나 신비했다. 도저히 속을 알 수 없었다. 그는 내내 신사적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는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는 듯 했다. 쓸데 없는 생각을 털어내려고 소만리는 고개를 흔들었다. 기모진은 나가서는 차에 앉아 있었다. 소만리 네 아파트 불이 꺼졌다. “기묵비” 그의 입에서 기묵비의 이름이 터져 나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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