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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8장

몇 번을 두드려도 안에서 아무런 기척이 없자 소만리는 주저하지 않고 방문을 밀고 들어갔다. 그러나 호정은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듯 여전히 침대에 누워 있었다. 소만리는 조심스럽게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 “호정.” 그녀가 불렀지만 여전히 호정은 아무런 반응 없이 잠들어 있었다. 소만리는 더 이상 깨울 생각을 하지 않고 막 돌아서려는데 갑자기 호정이 그녀의 손을 내밀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언니, 가지 마.” 소만리가 몸을 돌리는 순간 호정이 그녀를 불렀다. “언니.” 호정은 천천히 눈을 뜨며 소만리를 향해 빙긋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언니, 나 계속 언니 기다리고 있었어.” 소만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기다렸다고?” “어.” 호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 “언니, 나 꿈꿨어. 언니 남편 때문에 언니가 날 쫓아내는 꿈. 언니, 혹시 언니 남편 때문에 날 쫓아내는 건 아니지?” 소만리는 흥미로운 듯 그녀를 향해 웃었다. “뭐, 앞일은 나도 장담할 수 없지...” “언니?” 소만리의 말에 호정의 표정이 갑자시 확 변했다. 호정의 얼굴빛은 갑자기 어두워졌고 진심으로 화가 난 그녀의 얼굴은 소만리로 하여금 호정이 정말로 자신을 친언니로 생각하는 게 아닐까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감쪽같았다. “자, 자.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배 많이 고프지? 지금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밥이나 먹자.” 소만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편안하게 말했다. “하인에게 갈아입을 옷 두 벌 준비하라고 했으니까 우선 갈아입고 나와. 나 밖에서 기다릴게.” “그럴 필요 없어.” 호정이 거절했다. “나 그냥 이렇게 입을래. 그 옷도 아마 그 남자 돈으로 샀을 거 아니야. 난 그 남자 싫어. 언니 남편이라는 그 남자.” 호정은 퉁명스럽게 말하고는 무심하게 이불을 들추어낸 채 그대로 화장실로 들어가 얼굴을 씻고 나왔다. 호정의 성질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뚝불뚝 고약한 성질이 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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