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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장

육정은 당시에 있었던 일에 대해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기모진의 얼굴에 확 어둠이 드리워졌다. 눈에는 걷잡을 수 없는 살기가 뻗쳤다. 분노 가득한 주먹이 육정의 얼굴에 무자비하게 내리 꽂혔다! 육정은 쓰러지면서 정신을 잃었다. 그가 테이블로 넘어져 술잔과 접시가 깨지면서 와장창 소리가 났다. 기모진은 멈추지 않고 육정을 잡아 일으켜 몇 번을 더 갈겼다. 육정이의 입가에 피가 흐르고 얼굴이 부어 올랐다. 그러나 아무도 감히 기모진을 말릴 수 없었다. 모습이 너무나도 사나워서 접근했다가는 그 화가 자신에게 옮아올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지난 3년을 기모진은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이라며 자책하며 보냈다. 이번 일로 소만리의 결백이 밝혀지자 그는 당시에는 뭔가가 씌웠던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눈을 가리고 있던 막이 걷어지고 진상이 또렷이 보이자 그는 자신의 마음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얼굴은 더더욱…… 이 장면을 보면서 소만리는 보일 듯 말 듯 그 예쁜 입 꼬리를 올렸다. ‘마침내. 마침내 육정이 당시 그 모욕적 중상모략에 대해 제 입으로 털어놓는구나.’ 마침내 그녀의 결백이 밝혀졌다. 마음에 입었던 상처가 이제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너덜너덜해진 그녀의 마음을 치유하기에 부족했다. 원한의 불이 이 정도로 꺼질 수는 없었다. “육정! 왜 이렇게 날 모함하는 거야!” 소만영은 눈시울을 붉히면서 억울함과 분노에 떨며 비난했다. 그녀는 이제 스스로를 변호해야 했다. 사화정이 적극적으로 그녀를 감쌌다. “이 거지 같은 게 어디서 헛소리야! 소만리의 행실이 단정치 못했던 거야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우리가 뭐 한다고 모함을 했겠어!” 육정은 몇 대 맞고는 피투성이가 됐다. 소만리 귀신이 무섭기는 해도 기모진에게 맞아 죽는 건 더 무서웠다. 그는 이제 정신이 좀 들었다. 자신이 할 말 못할 말을 다 싸질러 놓아 이제는 목숨을 부지하기도 힘들게 생겼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장님, 정말 제가 그런 게 아닙니다. 다 소만영이 시켰어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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