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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5장

고승겸이 경고하자 소만리도 이에 지지 않고 경고했다. 말을 마친 소만리는 기여온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인사를 했다. “여온아, 안녕.” 기여온은 희고 보드라운 손을 들어 소만리를 향해 흔들었다. “엄마.” 기여온의 여리고 고운 목소리가 소만리의 귀에 아프게 미끄러졌다. 소만리도 안타까운 마음을 달랠 길이 없었지만 이제는 떠날 수밖에 없었다. 소만리가 떠나자 고승겸은 방문을 닫았고 고승겸은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남연풍은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고승겸을 보며 긴장하기 시작했다. 소만리가 방금 건네준 핸드폰에서 무슨 소리라도 날까 봐 그녀는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도 잠시 남연풍의 머릿속에는 고승겸이 자신을 데리고 F국에 온 진짜 목적이 떠올랐다. 고승겸은 남연풍에게서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한 채 입을 열었다. “소만리랑 무슨 얘기했어?” 남연풍은 정신이 번쩍 든 듯 고개를 들어 남자를 쳐다보았다. “내가 소만리랑 할 얘기가 뭐가 있겠어. 여온이랑 잘 지내달란 얘기뿐이지 뭐.” “그래?” 고승겸은 믿지 않는 눈치였다. “당신들 사이 좋았잖아. 같이 연합해서 나한테 맞서려고도 했었고 말이야. 방금도 당신들은 날 어떻게 상대할지 상의하지 않았어?” 고승겸은 농담을 하듯 가벼운 말투로 말했지만 남연풍은 그가 진지하게 말하고 있고 게다가 그의 짐작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와 소만리는 방금 확실히 뭔가 상의하기는 했었다. 다만 얼마 되지 않아 고승겸이 나타나는 바람에 많은 얘기를 하진 못했다. “당신과 소만리가 한통속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 그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날 높은 자리에서 끌어내릴 줄은 정말 몰랐어.” 고승겸은 한껏 비꼬며 말하다가 옆에 있는 기여온에게 시선을 돌렸다. “엄마 만나서 좋았지? 아빠도 보고 싶어?” 기여온은 눈을 깜빡일 뿐 고승겸의 말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왜? 너 아빠 보고 싶지 않아?” 고승겸은 시큰둥하게 계속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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