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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8장

”그래, 맞아. 부탁하는 거야.” 소만리는 당당하게 인정했다. 그러자 강자풍은 정신이 멍해졌다. 왜 그런지 그도 알 수 없었다. 룸 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가라앉았고 밖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는 다른 세상 소리처럼 희미하게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강자풍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소만리는 그의 곁으로 다가와 앉았고 술잔을 들어 와인을 따랐다. 강자풍은 더욱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소만리의 행동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소만리, 뭘 하려는 거야?” “너, 강자풍 도련님. 술 마시고 싶어 한 거 아니었어? 내가 같이 마셔 줄게.” “...” “언제든지 나랑 말하고 싶을 때 말해도 돼. 늦지 않아.” 소만리는 시원스럽게 술잔을 비웠다. 강자풍과 이반은 소만리의 이런 행동에 적잖이 놀라는 듯했다. 소만리가 갑자기 이런 태세로 나올 줄 몰랐고 술잔을 단숨에 비워 버릴 줄은 더더욱 몰랐다. 강자풍은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가 소만리가 네 번째 잔을 마시려 하자 손을 내밀어 그녀의 잔을 눌렀다. “그만해.” 강자풍이 말렸다. 소만리는 엷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강자풍 도련님이 이제 나와 말할 의향이 있는 거야?” 강자풍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소만리, 왜 이렇게 날 귀찮게 구는 거야? 난 다시는 당신을 보고 싶지 않고 더 이상 당신들과 엮이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왜 자꾸 날 따라오는 거야?” “왜 그러냐고 묻는 거야? 그렇다면 나도 물어볼게. 왜 내 딸은 엄마인 나와 함께 집에 갈 수 없는 거야? 왜? 나도 좀 알고 싶어.” 소만리는 쓴웃음을 지으며 담담한 어조로 되물었다. 강자풍은 어리둥절해하다가 갑자기 그녀를 따라 웃었다. 그는 소만리의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얼굴을 돌렸고 내키는 대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자풍이는 여온이의 몸 상태를 걱정해서 집에 못 보내고 있는 거예요. 왜냐하면 여온이가 F국에 남아 요양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기 때문이에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구요.” 소만리는 이반의 말을 듣고 의아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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