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6장
그러나 강자풍에게 인사를 했던 두 여자는 애틋하게 강자풍을 바라보며 한참을 우물쭈물거리다가 못내 아쉬운 듯 룸을 떠났다.
룸은 소리 하나 없이 조용해졌고 방음 효과가 뛰어난 문은 바깥의 온갖 시끌벅적한 소리를 차단해 주었다.
이반이 스위치를 켜자 룸 조명이 환하게 밝아졌다.
이반은 그제야 근심에 가득 찬 강자풍의 얼굴을 살피고는 덩달아 표정이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자풍, 무슨 일이라도 있어요? 얼굴이 왜 이렇게 심각한 거예요? 고승겸을 찾는다고 들었는데 그 사람이랑 무슨 관계예요?”
강자풍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심란한 마음을 달래려는 듯 깨끗한 술잔을 들고 와인을 따라 마셨다.
“그 사람이 여온이를 납치해 갔어요.”
이반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뭐라구요?!”
한편 그 시각 술집 문 앞에 서 있던 소만리는 술집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사실 그녀는 줄곧 강자풍의 뒤를 밟고 있었고 결국 이 술집까지 따라오게 된 것이었다.
소만리는 주차할 공간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했고 그러는 사이 강자풍이 술집에 들어가는 것만 겨우 확인했을 뿐 술집 안 어디로 갔는지는 몰랐다.
강자풍은 분명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을 것임을 예상한 소만리는 결국 스스로 찾으러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소만리가 술집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남자들이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귀찮은 듯 거절하면서 사람들 속에서 강자풍의 모습을 찾아보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손에 얻지 못했다.
댄스 플로어에도, 그 주변 테이블에도 강자풍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제는 룸밖에 없었다.
소만리는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비록 무례한 행동이긴 하지만 일일이 룸을 살펴보기로 했다.
이반은 강자풍이 한 말을 듣고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다가 겨우 진정한 후 강자풍에게 말했다.
“고승겸이 당신과 그런 관계가 있었군요. 설마 당신이 기여온의 부모에게 그토록 깊은 원한을 품은 것이 뒤에서 끊임없이 부추긴 고승겸 때문 아니에요?”
이반은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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