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1장
남연풍은 여지경의 말에 멈칫했다.
그녀는 여지경이 자신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나올 기회조차 없었던 아이를 안타까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이 아이는 처음부터 세상에 나올 수 없는 운명이었다.
남연풍의 눈시울이 더욱 붉어졌고 그녀는 고민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은 채 눈물을 흘렸다.
마음속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억울한 감정이 가득했지만 그것은 모두 애초에 자신이 초래한 것이었고 결국 억울하다고 할 수 없는 자업자득의 결과였다.
그녀는 엄마가 될 자격조차 없었던 것이다.
여지경은 남연풍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어쨌든 오랫동안 함께 지내오면서 여지경은 줄곧 남연풍을 자기 자식처럼 생각해 왔고 그때 남연풍이 그렇게 떠나지만 않았더라면 그녀에게 그렇게 오랫동안 화가 나 있지 않았을 것이다.
“일어나서 얼굴 씻고 이것 좀 먹어. 이 죽 내가 끓인 건데 그때의 맛이 남아 있는지 한번 먹어 봐.”
여지경은 여전히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고 남연풍에 대한 태도도 상냥했다.
남연풍은 울먹이며 눈을 떴고 여지경이 그런 호의를 보이자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
여지경은 남연풍이 자신의 말에 따라주는 것을 보자 마음이 한결 놓였고 시중을 불러 그녀를 도와주라고 일렀다.
그때 여지경이 일어서자마자 방 문이 열렸다.
고승겸은 온몸에 차갑고 사악한 기운을 이끌며 들어왔고 방 안에 여지경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는 얼굴을 했다.
여지경을 본 고승겸의 얼굴에 냉기가 점차 누그러졌다.
“승겸아, 너 방금 어디 갔었어? 왜 연풍이 데리고 와서는 혼자 있게 놔 둬.”
고승겸은 여지경이 남연풍을 부르는 호칭을 듣고 살짝 의아해하면서도 어리둥절해했다.
“제가 처리할 일이 좀 있어서요.”
고승겸은 정신을 차리고 대충 얼버무리며 덧붙였다.
“남연풍이랑 얘기 좀 할 게 있어요.”
여지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선 연풍이한테 뭘 좀 먹이고 나서 얘기하려무나.”
“알겠어요.”
고승겸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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