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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9장

고승겸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러나 분명히 남연풍이 눈앞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당신 아이가 아니라고? 남연풍, 그게 무슨 말이야?” 고승겸은 화를 참으며 물었다. 남연풍은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고 미소를 띤 채 말했다. “고승겸, 당신 건망증이야? 방금 서재에서 분명히 말했잖아. 이 아이는 해독제 제조법을 얻는 데 이용하는 카드일 뿐이라고. 단지 내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이용하는 카드.” “당신...” 고승겸은 태어나서 그렇게 화가 나기는 처음이었다. 순식간에 말문이 막혀 버렸다. 그가 화가 나 아무 말도 못 하는 틈을 타 남연풍은 그의 손아귀에 있던 상자를 홱 잡아챘다. 고승겸은 정신이 번쩍 들었지만 남연풍이 상자를 잡아채려 하자 손에 힘을 주어 가져가지 못하게 했다. 예상치도 못한 그녀의 행동에 그는 헛웃음이 나왔다. 그가 그녀에게 이 상자를 주고 싶지 않다면 그녀는 이 상자에 절대 손댈 수 없다. “남연풍, 당신이 제 발로 오늘 이 집에 오긴 했지만 나갈 때는 당신 마음대로 못 가. 해독제를 만들고 싶으면 여기서 만들어. 여기가 제일 좋은 작업실이야. 다른 곳은 허락하지 않아. 오직 여기서만 만들어야 해.” 고승겸은 강한 어조로 말했다. 남연풍은 눈살을 찌푸렸다. “날 여기 가둬놓겠다는 거야?” 고승겸은 몸을 살짝 숙여 남연풍의 눈앞으로 시선을 가까이 가져갔다. 그는 눈썹을 한껏 치켜올리며 입꼬리를 잡아당겼다. “당신은 지금 내 아이의 엄마야. 아무리 당신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도 당신 뱃속의 아이는 함부로 건드리면 안 돼. 고 씨 집안 장손이 될 아이야.” 고승겸의 말이 남연풍의 귓가를 돌아 마음에 걸렸다. 매서운 통증이 그녀의 가슴을 치는 것 같았다. 아이도 없을 것이고 고로 엄마라는 존재도 없을 것이다. 장손은 더더욱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남사택은 분명히 이 아이는 낳을 수 없다고 했다. 설사 낳는다고 해도 온전하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남사택의 말을 완전히 맹신하고 귀담아들었던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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