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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2장

소만리는 서재 문을 조심스레 닫고 문을 잠근 뒤 곧바로 책상으로 돌아와 10여 분 정도 꼼꼼히 뒤진 끝에 서랍에서 기모진에 관한 자료 한 묶음을 찾아냈다. 자료의 내용은 생각보다 훨씬 상세했다. 기모진의 학창 시절 사소한 일까지도 다 기록되어 있었다. 이 고승겸이란 사람은 도대체 뭘 어쩌려는 걸까? 소만리는 자료를 살펴볼수록 가슴이 떨렸다. 모진은 이런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가 자신을 조사한다는 사실을 모르겠지? 소만리는 이 자료들을 다 보고 난 뒤 고승겸의 컴퓨터를 켜보려고 시도했다. 컴퓨터에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아무런 잠금장치 없이 바로 켜졌다! 소만리는 파일함에서 몇 개의 폴더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 중 하나를 열어보았다. 화면 가득 그녀와 기모진이 함께 찍은 사진이 가득 튀어나왔다. 누구라도 낯선 사람에게 몰래 조사받고 있다는 사실은 불편한 법이었다. 하지만 소만리는 고승겸이 자신을 구했다는 사실도 잊지 않았다. 소만리는 조금 더 파일들을 살펴보다가 더 이상 볼만한 세부 사항이 발견되지 않아서 컴퓨터를 끄고 책상을 원래대로 정리한 후 서재 문을 열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소파에 앉았고 고승겸이 나와도 좋다고 할 때까지 그 자리에서 기다렸다. 기다리다 소만리는 어느새 졸음이 몰려와 잠이 들어 버렸다. 비몽사몽 꿈속을 헤매던 와중에 고승겸의 목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기모진이 오늘 저녁 8시에 경도로 돌아온다는 사실이 확실해?” “그럼 그의 아내는?” “그래. 알았어.” 소만리는 이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발자국 소리가 그녀 곁에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눈을 뜬 소만리는 일어나 보니 담요가 몸에 덮여 있는 것을 보았다. 창밖을 보니 하늘빛도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소만리가 시계를 보니 이미 저녁 6시가 지나 있었다. 모진이 오늘 저녁 8시에 출장을 갔다가 경도로 돌아온다고 했다. 고승겸이 이 사실을 알아본 건 뭔가 분명히 목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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