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0장
경연이 소만리의 곁으로 다가오자 석양빛이 그의 얼굴 위로 고요히 내려앉아 그의 표정을 더욱더 어두컴컴하게 비췄다.
“소만리, 다시는 널 다치게 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다시는 기모진에게 돌아가지 못해.”
소만리는 담담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당신도 처음에는 내가 기모진과 다시는 만날 날이 오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 하지만 우리는 다시 만났지. 그러니까 지금 당신이 날 가둬놓을 수 있다고 치자구. 그게 뭐 어떻다구? 난 조만간 그의 곁으로 돌아갈 거야. 당신도 당신이 만든 그 가짜 소만리가 계획대로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
그녀는 자신만만하고 단호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내던지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돌아섰다.
경연은 언짢은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리고는 바지 주머니 속에 감춰진 주먹을 천천히 움켜쥐었다.
눈앞의 바다는 끝없이 펼쳐져 있었지만 경연의 마음속 바다는 한없이 좁아지고 있는 것 같았다.
...
기 씨 본가.
어둠이 내린 후 온 가족이 화기애애하게 둘러앉아 저녁을 먹었다.
소만리 행세를 하는 그 여자는 위선적인 미소를 지으며 기여온과 기란군의 숙제를 봐 주었고 적극적으로 막내를 어르고 달래어 재우려고 했지만 어린 막내는 그녀가 안자마자 뭔가 불편한지 자지러지게 울음을 터뜨렸다.
소만리 행세를 하기에 앞서 이 여자는 이미 충분히 소만리의 행동에 대해 공부를 하고 숙지하였다.
표정과 목소리, 심지어 소만리의 몸에서 나는 독특한 체취를 위해 비슷한 향수를 찾아 온몸을 휘감았지만 뜻밖에 한 살 조금 넘은 꼬맹이가 이렇게 예민하게 굴 줄 몰랐다.
“막내야. 왜 울어. 엄마가 재워주는 거 좋아하잖아.”
위청재는 어린아이를 품에 안았다.
“소만리, 일찍 가서 쉬어. 막내는 내가 재울게.”
“어머니한테 폐를 끼쳐서 죄송해요. 그런데 요즘 좀 피곤하긴 하네요.”
여자는 피곤한 표정을 지으며 기모진을 쳐다보았다.
“모진, 그럼 우리 그만 방으로 올라가서 잘까?”
기모진은 그의 눈치를 살피는 여자의 눈빛을 가만히 주시하며 가볍게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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